갑작스러운 오한과 통증, '요로감염' 주의

갑작스러운 오한과 통증, '요로감염' 주의

기사승인 2016-08-22 17:50:08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폭염이 이어지는 8월, 직장인 A씨는 갑작스런 오한과 양쪽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점차 심해지는 통증에 A씨는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고, 급성신우신염 진단을 받았다. 신우신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으로 신장 및 신우에 세균 감염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발열과 오한, 오심 등의 증상으로 감기로 오인하기 쉬우나 감기와 달리 저절로 낫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더운 날씨에 흔히 발병하는 요로감염

요로감염은 소변을 배설하는 기관인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 요도 등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방광염과 요도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방광염은 장으로부터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오는 장내 박테리아(대장균)가 주원인이다. 소변을 오래 참거나 체내 수액의 부족, 변실금, 임신과 당뇨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요도염은 임균,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즈마, 아데노바이러스,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대장균 등 다양한 세균 감염으로 발생한다. 상부요로감염은 신우신염으로 신장에 감염된 요로감염을 말한다. 대부분 하부 요로감염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하며, 주 원인균은 대장균이다.

요로 감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흔한 질환으로, 실제로 여성 2~3명 가운데 1명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번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요도는 항문과 가깝게 위치해 세균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임산부의 경우 요로감염이 조산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남성의 요로 감염은 드문 경우로 방광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요로 감염이 발생할 경우 당뇨병이나 요석, 역류, 전립선 비대 등 비뇨기계통의 다른 질환에 합병된 요로 감염을 의심해야한다. 

또한 요로 감염은 영아기의 아이들에게도 쉽게 발생하며 여아의 경우 약 3~5%, 남아는 약 1%의 유병률을 각각 보인다. 성인에 비해 영아기의 아이들은 신장과 방광, 방광과 요도간의 거리가 매우 짧고 박테리아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방광염과 신우신염을 일으키기 쉽다. 고령자도 호르몬 수치와 해부학적 변화로 인해 발병률이 높다.

이유 없는 열, 요로 감염 의심해야

요로감염의 증상은 감염부위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부 요로감염인 단순 방광염은 배뇨통(소변을 볼 때 화끈함이나 통증이 있는 것), 빈뇨(비정상적으로 자주 소변이 마려움), 잔뇨감(소변을 다 보지 않은 느낌), 급뇨(소변이 마려움을 참기 어려움), 야뇨(잠을 자는 중 무의식적으로 소변을 보는 것) 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혈뇨나 농뇨를 보이기도 한다. 

방광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의 염증 및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만성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만성 방광염 치료는 우선 원인균을 알아낸 다음 항생제나 항균제를 투여하는데, 염증이 없어진 다음에도 며칠 동안 치료를 받아야 재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김대경 비뇨기과 교수는 “급성 방광염의 치료를 미루는 경우 신우신염으로 확산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방광요관역류나 폐쇄성 요로병증이 있는 소아에서 자주 재발하는 신우신염은 신장에 반흔과 손상을 주고 결과적으로 빈혈, 고혈압, 성장부진을 보이는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한다. 심할 경우에는 신장에 고름을 괴게 만들어 복강으로 터지기도 한다.

요도염은 잠복기가 3~10일, 길게는 3주까지로 다양하며 요도 분비물, 배뇨통, 요도 소양감(가려움증), 따끔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전립선염이 동반된 경우는 회음부 동통, 불쾌감, 음낭통, 하복부통 등의 증상과 부고환염을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심한 열과 허리의 통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신장 등 상부 요로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신우신염은 발열, 오한, 고열, 혈뇨, 구토와 오심, 옆구리 통증과 방광염의 증상 등이 나타나며 온몸에 힘이 없다. 또한 합병증으로 신장농양 및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증상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생기는 발열, 식욕부진, 구토, 경련 등이 있을 경우 요로 감염이 원인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고령자 또한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므로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요로 감염 예방 위해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

요로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의 진찰과 소변 검사를 시행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 감염은 저절로 낫는 경우는 드물며, 치료기간은 항생제의 종류와 세균 감염이 퍼진 정도를 고려하여 결정되지만 합병증이 없는 일반적인 요도염 또는 방광염의 경우 3~7일 정도의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방광염은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로 인해 자주 재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철저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처방받은 약은 임의로 중단하거나 복용하는 것을 삼가 항생제 내성을 방지해야 한다.

신우신염이 의심될 때에는 입원을 하여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편히 쉬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특별한 원인없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평소 6~8잔 이상의 수분 섭취는 체내의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요로감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땀이 많이 나 위생관리가 힘든 여름철, 환절기처럼 온도 변화가 클 때 요로감염이 자주 발생하므로 이 시기에는 적당한 휴식과 안정을 통해 컨디션 조절에 힘쓰도록 한다. 

또한 평소 소변을 무리하게 참지 않도록 하며, 배변 후 휴지를 닦을 때는 반드시 앞쪽에서 뒤쪽(항문 쪽)으로 닦도록 해야 한다. 변을 뒤에서 앞으로 닦으면 대장균을 비롯한 항문 주위의 많은 균들을 요도 입구로 옮길 수 있어 요로 감염에 더 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일론보다 면 재질의 속옷이 위생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비누를 사용해서 사타구니를 자주 씻으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목욕을 할 때는 몸에 묻은 비누를 잘 씻어내야 하고 목욕 시간도 짧게 하고 목욕 후에는 꼭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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