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연비 좋아졌다고요?” 자동차 평균 연비 믿지 못하는 이유

[봉기자의 호시탐탐] “연비 좋아졌다고요?” 자동차 평균 연비 믿지 못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6-08-23 17:08:38

조규봉 기자▶ 자동차 연비 관련한 이야기 입니다. 국내 소비자에게 연비는 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그건 우리나라는 비자원국가라 유류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의 85.5%가 힘보다 연비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얼마 전,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한 연비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이 영 별로에요. 한 마디로 그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누리꾼들은 왜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고, 또 늘 연비 얘기만 나오면 부정적일까요? 사실 누리꾼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 대부분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연비를 못 믿는데요. 그 이유는 허위 거짓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는 왜 발표된 연비를 믿지 못하는 건지,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저도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연비인데요. 연비는 이제 자동차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역할을 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연비를 못 믿어요. 오늘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그럼 먼저 이번에 발표된 국산 자동차 연비 결과부터 살펴볼게요. 봉기자, 수입차에 비해 국산차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예전에는 그랬지만, 최근 들어 변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EV, PHEV, LPG를 제외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국내 공인 복합 연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요. 상위 10위 중 국산차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입차가 상위권을 휩쓸었는데 말이죠.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국산차의 연비가 개선된 이유, 무엇인가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규봉 기자▶ 국산 자동차의 연비가 최근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건요. 지난 몇 년 친환경 수요에 맞춰 연비 개선에 힘을 쓴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연비 랭킹 상위권에 든 자동차들은 거의 친환경 자동차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국내 대표 하이브리드자동차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HEV가 HEV의 원조 격인 도요타 프리우스를 제쳤는데요. 올 1월 출시한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HEV는 15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22.4km/ℓ, 도심 22.5km/ℓ, 고속도로 22.2km/ℓ로 나왔습니다. 프리우스를 0.5㎞/ℓ 차이로 제쳤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9g/km였고요. 17인치 타이어를 사용했을 때 연비는 복합 20.2km/ℓ, 도심 20.4km/ℓ, 고속도로 19.9km/ℓ가 나왔는데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8g/km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2위는요? 하이브리드의 원조 격인 도요타 프리우스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지난 3월 국내에 소개된 4세대 프리우스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연비는 21.9㎞/ℓ인데요. 도심에서 22.6㎞/ℓ, 고속 21.0㎞/ℓ로 아이오닉 HEV와 비교한 결과를 보면요. 도심에서는 앞섰지만, 고속에서 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고속에서 밀렸군요. 그럼 상위권은 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가요? 디젤  차는 없나요?

조규봉 기자▶ HEV의 공세가 만만찮았으나 BMW 디젤차가 가까스로 우세를 지켰습니다.  BMW 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상위 10개 차종 중 6종이 디젤차였고요. 나머지 4종은 HEV였는데요. 먼저 BMW 320d ED는 19.7㎞/ℓ의 복합연비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연비 측정 기준이 강화하기 이전인 2013년도 결과라는 점이 한계입니다. 2016년형 BMW 320d ED의 연비는 16.8km/ℓ로 떨어졌거든요. 또 기존 1.6ℓ급에서 1.5ℓ으로 다운사이징한 미니 쿠퍼D는 19.4km/ℓ로 5위를 기록했고요. 준중형 세단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는 기아차의 K3 1.6 디젤은 연비 19.1㎞/ℓ로 6위에 올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연비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 중 하나인데요. 봉기자, 그럼 연비가 높을수록 판매율도 높나요?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아니요. 연비 톱 10이라고 해서 꼭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건 연비만큼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 때문인데요. 연비가 좋은 10종 중 월 1000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모델은 4위 니로 HEV뿐입니다. 니로 HEV는 올 4월 출시 후 월평균 2500대씩 판매됐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연비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 요소지만, 꼭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는군요. 그렇다면 그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연비를 믿지 못하는 것 때문일까요? 그럼 우리는 왜 연비를 믿지 못하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우리가 연비를 믿지 못하는 이유. 그건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연비와 관계된 운전 습관이고요. 또 하나는 연비 조작 사건들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먼저 운전 습관부터 살펴볼게요. 우리의 운전습관이 연비와 연관이 있군요. 연비에 관계하는 운전 습관들에 대해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평소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운전 습관들이 연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알아두셔야 하는데요. 그 첫째는 엔진 예열입니다. 엔진 예열은 10초가 적당하고, 최대 30초 이내로  해야 하는데요. 그 이상 예열할 경우, 연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엔진 과열. 그리고 또 어떤 습관이 연비에 영향을 주나요?

조규봉 기자▶ 두 번째는 급가속, 급출발입니다. 모든 차량은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급가속과 급출발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요. 급가속을 하게 되면 연료의 소모량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합니다. 그래서 출발할 때, 속력이 20km/h에 올라오는 시간을 약 5초 정도에 맞춰서 출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엔진을 오래 예열하는 습관, 급출발하고 급가속하는 습관 모두 연비에 영향을 주는 습관인데요. 그런 습관들로 인해 연비가 낮아진 것을 두고 우리는 연비 조사 결과가 맞지 않는다며 그 탓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봉기자, 그 외에 또 어떤 습관과 연비가 상관있나요?

조규봉 기자▶ 셋째는 급제동인데요. 사실 급제동은 급가속. 급출발만큼 연료를 소모하는 행위는 아닙니다. 하지만 급제동을 하게 되면 차량의 속력이 많이 감속된 경우 다시 올려야하기 때문에 액셀을 밟으면서 운행 속도를 올리게 되죠. 그럼 훨씬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됩니다. 결국 급제동을 안 하는 것도 연비 높이는 운전습관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우리가 연비를 믿지 못하는 이유 중 먼저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소한 습관들로 인해 연비가 달라진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연비 조작들 때문인데요. 그 내용 자세히 살펴볼게요.

조규봉 기자▶ 네. 일부 제조사들에서 연비를 조작하거나 과장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죠. 먼저 폭스바겐이 있는데요. 폭스바겐은 한국 정부에 제출하는 연비 신고 서류를 조작해서 제출한 정황이 포착되어 조사 중입니다. 지난해에만 6천 2백여 대가 판매된 폭스바겐 골프 2.0 TDI를 포함해서요. 폭스바겐 26개 차종의 연비 시험 신고서 48건을 조작한 건데요. 특정 차종의 연비 성적서가 없는 경우 다른 차량의 성적서에다 차량 이름만 조작했고요. 또 연비 성능 시험을 하고 60일이 경과해 신고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아예 시험 일자를 거짓으로 꾸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조규봉 기자▶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측정한 연비 신고서를 제출하면, 한국에너지공단이 이를 믿고 추가 확인을 하지 않는 점을 노렸습니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2년 넘게 연비 시험 신고서를 조작해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이런 수입차의 연비 조작. 폭스바겐 뿐 만이 아니죠?

조규봉 기자▶ 네. 최근에도 재규어 구형 XF가 연비 과장으로 적발됐는데요. 문제가 된 차량은 지난 2014년 4월 15일부터 2015년 6월 6일까지 만들어진 2015년형 구형 XF 2.2 디젤 1천195대입니다. 당시 정부에는 리터당 13.8km의 연비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토부 자기 인증 조사 결과, 연비가 7.2% 낮게 측정되었고요. 결국 부적합 판정을 받았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즉각 결과를 인정하고, 해당 차종 소유주에게 최대 70만 원을 보상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최대 70만원 보상이요? 너무 적은 보상이 아닌가 싶은데요. 봉기자, 그럼 차종 소유주에게 하는 보상이 아닌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자동차업체들이 과장 연비 차량을 판매하다 국토교통부에 적발되면 어떤 처벌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그 부분이 문제입니다. 처벌이라고 해도 보통 경미한 벌금형에 그치거든요. 현행법상 연비 과장은 경미한 결함으로 규정되어 벌금 강도도 낮습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정작 연비 과장 사실이 드러나도 경미한 보상이 전부가 되죠. 연비를 과장한 자동차 업체들이 소유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최대 40만~70만 원선이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자동차 연비는 차종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인데요. 그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차량을 판매한 데에 맞는 강한 처벌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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