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알코올 섭취가 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혜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안과 교수가 최근 ‘알코올 섭취가 맥락막에 미치는 급성기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준에 부합하는 정상 성인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 교수는 이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방문 시, 체중 1㎏ 당 에탄올 1㎎을 섭취하도록 했으며 섭취 직전·섭취 후 30분·60분·90분 그리고 120분에 각각 빛 간섭 단층촬영으로 맥락막의 두께를 측정했다.
두 번째 방문 시에는 처음 섭취한 에탄올과 동일한 양의 물을 섭취하도록 한 후, 같은 방법으로 맥락막의 두께를 측정했다.
맥락막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중간층으로 망막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흡수하여 분산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즉,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구조체다.
측정 결과 알코올 섭취 시 맥락막의 두께가 섭취 후 처음 60분 동안 최대 10% 증가했으며 이 후 60분 동안 감소해 섭취 후 120분에는 알코올 섭취 직전과 비슷하게 돌아왔다. 물을 섭취했을 때 맥락막의 두께는 120분간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알코올을 섭취한 후 맥락막의 두께는 물을 섭취했을 때보다 섭취 30분, 60분, 90분에서 모두 유의하게 두꺼워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맥락막 두께의 변화는 성별, 나이, 안축장, 굴절률, 체질량 지수 등의 개인의 인자와 모두 유의한 연관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혜민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맥락막 두께의 변화가 개인적인 특성에 의해서가 아닌, 알코올에 의해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로 알코올이 맥락막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시력 기능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음주가 급성기에 맥락막의 두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처음으로 입증됐다”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향후 알코올이 다양한 맥락막·망막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초석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적 안과학술지인 영국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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