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둥근 보름달이 뜨는 추석,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그러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그리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가족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동안 각종 음식 준비와 설거지, 청소 등 고된 일을 도맡는 기혼여성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혼여성이 명절전후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두통, 무기력감을 경험한다. 이른바‘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으로 겪게 되는 증상과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긴장성 두통
명절증후군은 힘든 가사노동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경제적인 부담감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면 원인을 알 수 없는‘긴장성 두통’이 발생하곤 한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긴장성 두통은 흔히 명절 이후 4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뒷목이 뻐근하게 아프고 양측 관자놀이가 조여오는 느낌이 드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두통이 나타나면 어두운 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거나,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감기
피로가 쌓이면 면역기능이 약해져 감기에 쉽게 걸린다. 오랜만에 모인 대가족의 식사와 차례 음식 준비, 이로 인해 끊이지 않는 설거지와 청소까지. 일 년 중 가장 강도 높고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요구받게 되면 스트레스와 피로누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김 교수는“손과 얼굴을 자주 씻고 될 수 있는 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않는다. 과일이나 채소로 비타민C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감기예방에 좋다”며 감기 예방법을 제시했다.
◇우울증
명절 연휴가 끝난 후에 무기력과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식구들의 뒤치다꺼리에 지치거나 친지와의 긴장관계, 고된 노동에 떠밀고도‘나 몰라라’하는 가족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휴 중 가족들의 가사노동 동참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명절증후군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만을 위한 휴식이다. 명절 연휴기간 중 충분한 휴식을 취해 육체피로를 줄이도록 하자.
또한 영화, 연극, 콘서트를 보러 간다거나 가까운 산, 공원, 미술관, 고궁 등을 찾아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무기력증과 소화불량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증상이 예년보다 심하거나 오랜 기간 지속될 때에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생활관리법
명절 연휴 이후 생체리듬을 되찾으려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직장인은 출근 첫날 업무량을 조금 줄이고 중요한 결정은 잠시 미루도록 한다.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30분 이상 낮잠을 자면 밤잠을 설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또 조금 일찍 퇴근해 음악감상을 하거나 산책과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푸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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