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쿠키뉴스는 지난 2일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암 환자의 치료 대안과 약제 접근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32회 고품격 건강사회만들기 방송토론회를 개최했다. 갑상선암은 한 해에만 4만2000여명이 진단받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암이지만, 5년 생존율이 매우 높아 ‘착한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갑상선암 중에서도 기존의 치료제만으로는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에 실패하는 나쁜 갑상선암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 대안을 살펴보고 환자들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모색해 봤다.
◇주제=치료가 어려운 갑상선암 환자의 치료 대안과 약제 접근성 강화 방안
◇일시=2016년 9월 2일 오전 10시
◇참석자=전혜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장윤형 쿠키뉴스 의학전문기자
◇진행=원미연 쿠키건강TV 아나운서
◇연출=홍현기 쿠키건강TV PD
-갑상선암은 어떤 질환인가?
◇김원배=갑상선에 생기는 암을 통틀어서 이야기한다. 갑상선에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여포세포가 가장 많이 분포해있는데 이곳에 생기는 암을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은 크게 분화암과 미분화암 두 가지로 나눈다. 분화암 중에서 95%이상을 유두암이 차지하는데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다. 미분화암은 전체의 0.2%정도고, 인체에 생기는 암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것으로 유명하다. 진단 시 3∼6개월 정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혜숙=갑상선 질환이 발생하는 곳이 목 부분이다. 옛 어른들이 “기가 차 죽겠다”, “목에서 숨이 넘어간다”고 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발병의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특히 갑상선암 환자는 여성 환자가 전체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국립암센터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발병률 1위가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김원배=갑상선암이 최근에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의료서비스가 발달하고 암 검진이 늘면서 조기 암이 많이 발견된 것이다. 그 외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식이 습관, 그리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만율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혜숙=국민건강검진이 확대돼서 조기 암 발견에 많이 기여했다. 또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식이습관도 원인이다. 과거에는 주로 채소 위주의 식사였다면 지금은 트랜스지방을 많이 섭취한다. 개인적으로는 고령인구보다 40대에서 암환자가 많은 이유도 트랜스지방 섭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갑상선암은 ‘착한암’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되나?
◇김원배=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과 같은 분화암은 원격전이가 없는 경우 사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80-85% 정도의 환자는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완치가 되기 때문에 ‘착한암’이라고 불린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성 물질에 요오드를 붙여서 환자가 먹게 되면 그것이 암세포만을 죽이는 방식으로 갑상선암에만 적용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10-15% 정도에서는 재발, 원격전이 등으로 요오드 치료가 듣지 않거나 미분화 된 경우가 있어 예후가 좋지 않다.
◇장윤형=갑상선암이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기가 높아질수록 또 전이· 재발될 경우에는 치료율이 급격히 낮아져서 방사성 요오드로도 치료가 안되는 사례가 있다. 이때 표적치료제 같은 것을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쓸 수 있는 대안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재발·전이가 되어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10년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약이 등장하면 많은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신약 등장 시 반응은 어떻고, 보험 등재는 어떻게 진행되나
◇장윤형=요즘은 환자들이 신약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다. 학회지나 외신, 인터넷을 통해 나에게 적절한 약은 무엇인지, 새롭게 나온 신약은 무엇인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약가다. 약값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에게 심각한 이슈다. 암환자들이 체감하기에 조금 더 보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
◇전혜숙=모든 신약이 다 처음부터 보험등재가 되진 못한다. 임상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가 날 때까지는 경제성 평가, 보험 재정 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비급여 상태로 환자들에게 투약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을 7단계로 구분해 국가에서 상환해준다. 그런데 새로 나온 혁신적 신약은 금방 급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큰 편이다.
◇고형우=예전에는 우리나라도 네거티브 시스템이라고 해서 식약처에서 허가가 나면 모두 보험 등재가 됐다. 그런데 2006년부터 식약처에 허가가 났더라도 그 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거쳐 비용 효과성이 있는 약만 보험 등재를 하는 선별 등재 제도를 도입해 기간이 조금 더 소요되고 있다. 보통 신약 등재 기간은 240∼270일 정도 된다.
-보험급여가 안되는 신약이 실제로 환자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지 궁금하다.
◇김원배=우리나라는 암의 경우 의료보험 적용이 되고 본인부담금은 5%만 내면 되는 제도가 있어서 실제로는 전체 수가의 40분의 1만 부담하면 된다. 만약 보험이 안 되면 환자 본인이 100% 부담해야한다. 그래서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약값이 40배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장윤형=최근 조사에 따르면, 갑상선암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비급여 신약 치료비용은 월 300∼400만원 정도다. 일반 서민들이 부담하기에는 상당히 큰 비용이다. 정부에서 속히 보험급여 적용을 해준다면, 환자군이 적기 때문에 건강보험재정에도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정부에서 희귀질환이나 암환자에 대해서 정책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항들이 있는지?
◇고형우=2013년부터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희귀질환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암 환자로 등록 시, 본인 부담 5% 그리고 본인 부담 상한제를 통해 최대 506만원까지만 내면되는데, 그 외에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효과가 있는 약제에 대해서는 급여비를 확대해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항암 신약 등의 보험 등재 기간 단축을 위해 심평원에 사전평가지원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달 내로 팀 구성이 완료돼 등재 기간이 단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혜숙=재난적 의료비지원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말하는 재난적은 경제적 파산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환자들은 이 제도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제가 이번 국회에 보고해 재정적 부담이 큰 경우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각 병원의 비급여분을 심평원에 모두 보고해 국가가 파악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가정에 환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가정이 경제적 파탄이 나서는 안 되기 때문에 비급여를 파악해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하기 위함이다.
-갑상선암을 비롯한 암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방안이나 계획이 있다면?
◇전혜숙=국민들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는 경우는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보장성을 강화하고 국민들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아파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도록 국회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김원배=갑상선암에 대해서는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전문가 집단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어떤 것이 가장 유용하고 경제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지 계속 고민하겠다.
◇장윤형=국민 3명 중 1명이 암이고, 그 중 갑상선암 발생율이 1위다. 암환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이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자녀가 될 수 있다. 갑상선암에 대해 정부, 국회, 전문 의료진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고형우=갑상선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에 대해서 최근 치료제의 중요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에 대한 심각하게 생각하고, 효과가 있는 우수한 약들에 대해서는 허가가 나면 신속히 등재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암 환자들의 치료 대안을 살펴보고, 이들을 위한 보장성 강화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문가들과 다양한 이야기 나눴다. 오늘 토론회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 좋은 길잡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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