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3만~4만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한 가운데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반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관치금치 철폐를 요구하면서 3만명이 총파업에 나섰던 지난 2014년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협 및 기업은행의 경우 노조원 참여율이 다른 은행들보다 높았다.
금융노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총파업 선포식은 오전 11시 경에 진행됐다.
노조 관계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참가자들이 많아서 예정보다 늦게 파업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노조원들은 6만7000여석 수용의 월드컵경기장과 그라운드에 마련된 좌석 8000석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에 따라 파업 참여인원은 3만~4만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가장 많은 노조원이 참여한 곳은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었다. 특히 노란 조끼를 입고 파업에 참여한 농협은행 노조원은 경기장 4분 1을 채우며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오전 11시20분 현재 참가자는 5만명 안팎”이라며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1만1000명과 7000명으로 가장 많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시중은행은 1000명 정도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 발표에 따르면 농협은행(총 임직원 1만4032명)과 기업은행(총 임직원 1만1920)은 전체 임직원의 60~80%가 파업에 참여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무교지점 등 일부 지점에서는 직원 절반 정도만 정상 출근해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의 사측 관계자는 “파업 참여자가 1만명이면 영업정지인데, (지점) 모두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며 노조 발표에 의문을 제시했다.
반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업 참여자는 1만8000명 수준이다. 이는 전체 은행 직원(6월말 기준 11만7539)의 15%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 4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은행(3700명), SC제일은행 (1800)명, 국민은행(1500명), 씨티은행(1200명) 순이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해 금융공공성이 무너지고 이에 대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될 것”이라며 “사측이 성과연봉제와 쉬운 해고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계속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파업에 참여한 노조 관계자도 “전날 새벽까지도 문자와 전화로 파업에 참여할 경우 승신 누락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며 불참을 강요하는 기도 했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직원들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은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참여 규모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다. 우선 파업당일 비노조원인 관리자급 이상 직원에 대해 휴가를 제한했다. 또한 은행은 ▲파업 참가율 50% 이하일 경우 본부부서 인원 영업점 파견, 관리자급 이상 휴가 금지, 전 직원 집합연수 연기 ▲ 파업 참가율 70% 이하일 경우 점포 축소 운영, 본부부서 인원 및 퇴직직원 활용 ▲ 파업 참가율 70% 초과할 경우 거점점포 운용, 본부부서 인원 및 퇴직직원 활용, 인터넷뱅킹 서버 용량 확충 등의 대응 방안을 원칙에 따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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