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대우조선,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의 부실에 따른 손실이 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정인화 의원(국민의당)의 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조선·해운업 익스포저(대출, 보증 등)는 6조584억원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은 이 가운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1111억원), STX조선해양(9156억원), 창명해운(2134억원) 등 3개 부실기업에 빌려준 여신 총 1조2401억원(6월말 기준)을 손실(상각)처리했다.
이를 제외하고도 조선해운업에 물려있는 여신잔액은 4조8183억원에 달한다. 주요 업체로는 대우조선(1조2817억원)을 포함해 STX조선(3750억원), 성동조선(2723억원), 현대상선(329억원), 한진해운(761억원), 창명해운(1455억원), 현대중공업(6569억원), 현대삼호중공업(7276억원), 현대미포조선(2636억원), 삼성중공업(9867억원) 등 10곳이다.
이와 관련 농협은행은 상반기 적립한 1조3589억원을 포함해 총 1조7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연말까지 쌓을 계획이다.
정인화 의원은 “농협은행이 조선·해운업에 1조201억원을 손실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제침체와 경영악화로 인해 우리나라 조선·해운업의 정상화가 요원한 현실”이라며 “현재 법정관리하에 있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간 업체들의 채권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실정으로 손실처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해운업의 부실과 충당금 손실로 인해 농협은행이 올해 552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은행사업 위축, 경영지표 악화,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중앙회에 대한 명칭사용료 배당도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농협은행 뿐만 아니라 전국 245개 지역농협(축협)들도 3651억원을 조선·해운업 회사채에 투자하여 연말 결산시 약 644억원의 손실이 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조선·해운업의 경영악화는 이미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은 채권을 정리하기보다는 여신을 더 확대하는 등 부실경영으로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기 보다는 오히려 피해를 가중시키다”며 “전문성이 부족한 무능한 경영인과 위기관리능력 없는 구조가 대규모 부실을 초래한 만큼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대우조선 채권 중 1000억원이 수출입 금융이고 나머지는 RG(선박선수금환급보증)이기 때문에 배가 정상적으로 만들어 나가면 (채권) 정상화 가능하다”면서 “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도 추경과 자본 확충펀드 등을 투입해 배를 만드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환 농협 금융지주 회장도 “조선·해운업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상반기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9월 900억원 정도 흑자가 날 것으로 추산되고 연말까지는 2000~3000억원 정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정적인 경영 선순환 체제를 만들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