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한미약품, 베링거 계약 취소전에 올리타 포기 뜻 알았나?

[2016 국감] 한미약품, 베링거 계약 취소전에 올리타 포기 뜻 알았나?

기사승인 2016-10-07 18:24:33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리타’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이하 BI)의 계약해지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주장에 제기됐다.

지난해 7월 한미약품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8500억원 규모의 폐암 말기 표적치료제인 올리타의 기술수출 계약(임상단계에 따라 계약금을 받는 방식)을 체결했다. 이후 201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리타정에 대해 2020년 6월30일까지 3상 보고를 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했다.

올리타는 관련 임상 2상 진행 중 3건의 부작용(중증피부이상반응) 사례가 보고 됐는데, 첫 번째 사례는 2016년 4월에 보고 됐고, 허가 직후인 2016년 6월과 9월에 각각 보고 됐다.

첫 번째 사례는 사망 사례였고, 두 번째는 회복됐으며, 세 번째 사례는 2015년 7월에 발생한 사망(폐암으로 사망)이었는데 올해 9월에 보고 됐다. 첫 번째(4월)와 두 번째(6월) 사례는 독성피부괴사용해증(TEN, Toxic Epidermal Necrolysis) 이고, 세 번째 사례는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SJS, Stevens-Johnson syndrome) 이었다. 이에 따라 2016년 9월29일 BI는 한미약품에 올리타의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7일 열린 국회 복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임상 부작용으로 2명이 사망하고, 글로벌 임상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식약처는 10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한미의 요구를 반영한 듯한 입장을 내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식약처는 10월4일자 보도자료에서 첫 번째 사례(4월)에 대해 ‘부작용과 약과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지만 2016년 4월 11일 한미약품은 ‘독성 표피 괴사융해(TEN)’가 발생했다며 인과성을 인정하는 이메일을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전체 연구자에게 보냈다.

또 한미약품 약물감시팀은 2016년 7월13일 ‘올리타정’을 처방하는 의사들에게 보내는 문서에서 “2건의 독성 표피 괴사융해가 발생했다”며 4월과 6월 부작용 사례 모두 약과의 연관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보도자료에서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했다’고 한 것은 식약처가 한미약품을 감싸는 것이거나, 아니면 한미약품이 식약처에 거짓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횩이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실은 식약처가 10월4일 보도자료에서 “대체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올리타의 임상 지속을 승인했지만 같은 계열의 ‘타그리소’가 허가받아 시판 중에 있어 대체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10월4일자 보도자료는 한미약품 올리타정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제재를 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글로벌 임상이 취소됐음에도 오히려 국내 임상을 장려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이 2016년 8월23일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DMC(Data Monitoring Committee)에 보낸 서한을 보면 ‘일단 모든 피험자 모집은 중단하고, 임상 중인 환자들에게는 베링거잉겔하임이 임상 중단 레터를 보낸다’고 밝히고, 베링거인겔하임은 계획된 임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Even with the discontinuation of planned trials by BoehringerIngelheim)는 결정했다.

즉 BI와 한미약품이 이미 지난 8월23일 ‘신규 피험자 모집은 중단한다’는 결정을 했지만 식약처는 10월4일 보도자료 에서 오히려 새로운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더 완화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 의원은 “공식적으로는 BI가 9월29일 계약을 취소한다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지만 이미 한 달 전인 8월23일 BI는 포기할 뜻을 한미약품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9월 한미약품이 보고한 세 번째 보고 사례의 경우는 지난해 7월에 발생한 것으로 당시 보고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모두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 ‘의약품 안전 등에 관한 규칙’을 위반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사례자가 페암으로 인한 사망이었기 때문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중증피부이상반응이 있었다면 사망여부와 상관없이 보고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해당 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의료기관 연구자’에 1차 책임이 있고, 임상시험 의뢰자인 한미약품에 2차 책임이 있다.

뿐만 아니라 9월에 보고된 세 번째 사례가 지난해 7월에 정상적으로 보고 됐다면 2016년 4월 첫 번째 사례에 이어 중증피부이상반응 사례가 올리타의 허가(5월) 전에 2건이 발생한 것이어서 허가 자체가 안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식약처는 어느 정부 기관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해야 한다. 그런데 안전을 지키고 규제해야 할 기관이 ‘산업발전’, ‘규제완화’ 등을 내세우면 꼭 지켜져야 할 부분에서 소홀하게되고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된다”라며 “지켜야 할 것은 분명하게 지켜져야 세계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미약품의 여러 임상시험 의혹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서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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