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난치성 뇌전증, 조기수술 효과 얼마나 되나

소아 난치성 뇌전증, 조기수술 효과 얼마나 되나

기사승인 2016-11-20 20:00:12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올해 4세 된 소아 뇌전증 환자 J는 발작이 빈번하게 나타났지만 약물치료로는 호전이 거의 없었다. 정밀검사 결과 J환자의 뇌전증 원인은 피질이형성증으로 전두엽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J환자의 부모와 담당의사는 수술을 통해 해당 부분을 절제하기로 결정했다. 수술 이후 회복기를 거친 J는 복용약을 중단했으며, 아직까지 발작이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J환자의 사례와 같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에 있어 수술적 효과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혜은(사진) 국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연구 결과, 뇌전증 수술을 받은 국소피질이형성증에 의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 88%가 수술을 통해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치성 뇌전증은 두 가지 이상의 약물 치료를 통해서도 호전이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뇌전증은 뇌 손상이 일어난 부위의 신경세포에서 전기가 발생해 발작, 경련 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는 약물 복용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난치성 뇌전증의 경우에는 약물로 호전되기가 어려워 식이치료와 수술 등을 고려하게 된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0만명 정도이며, 주로 10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에게 빈발한다. 특히 전체 뇌전증의 70%가 소아 환자에게서 나타나는데, 소아환자의 경우 성장문제와도 연관돼있어 더욱 세심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권혜은 교수에 따르면 국소피질이형성증은 뇌 피질층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권 교수는 “전체 64%의 환자에서 수술 후 2년 이상 발작이 전혀 없었다. 이들 중 40%는 복용 중인 항경련제를 완전히 중단할 수 있었으며 또한 전체의 5%의 환자에서는 1년에 3일 미만의 발작만을 보였고, 19%의 환자에서는 발작이 절반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뇌에서 발작 등을 유발하는 부분을 제거해주는 절제술로 이뤄진다. 피질이형성증은 뇌의 특정부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치나 크기 등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또한 권 교수는 “피질이형성증에 의한 뇌전증 환자 중에서도 병변에 따라 수술이 불가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수술 전 검사를 통해서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술 부작용과 관련 권 교수는 “뇌 절제로 인해 일시적인 운동기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회복된 편이고 사망자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전증 발생에서 수술까지의 기간이 짧을수록 인지 기능의 보존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발작 등 병변이 오래될수록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면 되도록 조기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뇌전증에 대한 인식도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뇌전증은 흔히 발생할 수 있고, 또 대부분 관리할 수 있는 만성질환임에도 그 증상이 발작 등으로 나타나 일반인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며 “약물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고, 그 외에도 수술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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