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심해지는 '치질'…치핵 환자 급증

찬바람 불면 심해지는 '치질'…치핵 환자 급증

기사승인 2016-11-24 09:49:38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치질은 항문에 생긴 병이라는 부끄러움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치질환자들 중에는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찬바람이 불면 증상이 심해지는 치질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외과 장제호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치질환자 70% 치핵, 겨울철 급증

항문의 대표적인 3대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을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른다. 이 중 치핵이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치질이라고 하면 보통 치핵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항문은 변을 원활히 보내기 위해 혈관덩어리로 된 큰 쿠션 3개와 작은 쿠션들로 이루어져 있는 소화기관의 마지막 출구다. 치핵은 이 쿠션이 손상된 피부로 밀려나와 부풀어오르는 현상이다.

주로 찬 곳에 오래 앉아 있어 정맥혈관이 뭉치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압력에 의해, 술 또는 혈관의 노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기 때문에 중장년층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치핵은 항문 입구에서 2∼3c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이빨 모양의 ‘치상선’을 기준으로 안쪽에 발생한 것이 내치핵(암치질), 바깥쪽에 생긴 것이 외치핵(수치질)이다. 실제로 전체 환자의 비율 중에는 내치핵이 20%, 외치핵이 10%를 차지하고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되어 있는 혼합치핵이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그 증상에 따라 4기로 나뉜다. 1기는 치핵이 항문 안에서만 돌출이 되어 변을 볼 때 어쩌다 한 번씩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2기는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다. 3기는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다. 4기는 배변 후에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1기와 2기의 경우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핵 덩어리가 크고 배변 후 밀어 넣어야 하는 3기 이상의 경우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핵은 날씨의 영향에 가장 민감하기도 하다. 겨울철에는 몸을 움츠리기 쉬워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원인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외과 장제호 교수는 “찬바람이 불면 급증하는 치질환자는 대체로 치핵환자들”이라며 “치핵은 항문의 혈관에 생기는 질병의 일종인데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악성 암 유발할 수 있는 치루, 조기 치료 중요

치루는 항문점막의 미세한 점액분비샘에 균이 침범해 그 염증으로 농양이 생기고 나중에는 항문 안과 밖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질환이다. 항문주위로 고름이 나오는 증상이 동반된다. 평소에 치루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를 한 후에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고름이 나오는 치루관을 절개 또는 절제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을지대학교병원 외과 장제호 교수는 “치루는 오래 방치할 경우 치루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치열은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인해 배변 시 항문입구가 찢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배변 시 나타나는 찌르는듯한 통증이 특징적이며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치열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많이 나타난다.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급성 치열의 경우 변비를 개선시키고 좌욕을 자주하는 생활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지지만 만성화 된 치열은 항문 궤양으로 발전하게 되며 그대로 방치하면 항문주위 농양이나 치루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치열이 만성화 되는 이유는 항문 내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수축하기 때문이므로 이를 이완시키는 연고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하게 된다.

◇변비 예방, 규칙적인 운동 필요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섭취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변의를 참는 것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변기에 오래 앉아있을 경우 복압이 상승하여 치질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 또한 평소 맵고 짠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치질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골프, 유도 등의 운동은 하체에 힘을 주게 되어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치질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이 오면 항문혈관의 혈액순환을 위해 하루 두세 차례 3~5분동안 좌욕을 하면 도움이 된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않도록 하며,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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