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이하 전공의 특별법)이 이달 23일 시행된다. 그동안 주당 100시간 이상의 과도한 근무량을 비롯한 전공의의 열악한 근무여건은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되면 전공의들의 근무여건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으로 제한되고, 연속 근무의 경우 36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최소 휴식시간이 보장되고 연차휴가와 출산전후 휴가 등도 적용된다. 

그러나 전공의 특별법이 원활히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전공의의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기는 의료공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인력충원이 필요해져 일선 수련병원들의 재정적 부담도 커진 상태다.

정부는 전공의 특별법 시행에 앞서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를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한 의료공백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은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인력채용에 난항을 겪으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직업의 안정성 부족, 불분명한 정체성 등으로 지원을 망설이고 있고, 병원 입장에서도 비용부담과 성공모델 부족으로 적극적인 추진이 쉽지 않은 상태다. 

UA(진료보조인력) 양성화도 의료공백 대안으로 꼽힌다. UA는 부족한 전공의의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력을 말한다. 의료법상 명시되지 않은 직종이나 의사의 진료 및 수술 보조 등의 목적으로 기존 병원에서 암암리에 운용돼 왔다. 염호기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자격제도 등을 마련해 일종의 전문 간호사 제도로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염 이사는 “대다수 병원에 UA(Unlicenced Assistant)가 존재한다. 이를 제도권에 흡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UA 양성화에 대해 전공의들은 반대 입장이다. 이상형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UA는 불법임에도 오히려 이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은 이해되지 않는다. 환자의 안전문제와 연관돼있다”며 “의료공백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맞다. 병동 외에 응급실과 수술실에도 전담전문의를 배치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피력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문제에 대해서는 그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전문의들이 배출되는 2월 이후에는 채용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공의 특별법의 적용·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담당하게 된다. 향후 근로시간 내에 논문작성, 발표준비 등 개인 학습시간 포함여부, 평가에 따른 패널티 수준 등 법안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주당 80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제한 조항은 2017년 12월 23일까지 유예를 뒀다. 전공의 역할에 대한 인식개선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이 부회장은 “전공의 특별법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함께 의료계 전반(병원, 진료교수, 환자 등)의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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