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맞은 ‘불후의 명곡’, ‘무한도전’과 기분 좋은 경쟁 이어간다

300회 맞은 ‘불후의 명곡’, ‘무한도전’과 기분 좋은 경쟁 이어간다

기사승인 2017-04-17 20:47:09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KBS2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은 처음엔 MC 신동엽도 가능성을 자신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으며 무려 6년 동안 토요일 6시 시간대를 지키고 있다. 300회를 맞이하는 ‘불후의 명곡’의 장수 비결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2년 전부터 ‘불후의 명곡’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태헌 PD는 비결로 ‘따뜻함’을 꼽았다. 17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공원로 KBS TV공개홀에서 열린 ‘불후의 명곡’ 기자간담회에서 이 PD는 “출연 가수들이 처음엔 많이 긴장하지만 끝나고 나서는 따뜻함을 느낀다”며 “한 번도 안 나온 가수는 있어도 한 번만 나온 가수는 없는 프로그램이다. MC들과 가수들의 모습을 매회 따뜻한 마음으로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6년 동안 ‘불후의 명곡’에서 불린 명곡은 약 1700곡, 출연 가수는 약 340명, 세대를 뛰어넘는 전설은 약 143명이다. 국내 가수를 넘어 마이클 볼튼 등의 해외 가수들이 전설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6년 동안 모든 무대를 지켜본 MC 신동엽은 세 명의 가수가 펼친 첫 무대를 가장 인상 깊은 무대로 꼽았다.

이날 신동엽은 “기대를 안 하고 있던 상태에서 알리와 에일리, 문명진의 첫 무대를 보고 정곡을 찔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무대를 보기 전까지 그들이 누군지, 어느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지 사실 잘 몰랐다. 아직도 그들의 첫 무대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故 임윤택이 있던 당시의 울랄라세션 무대도 언급했다. 신동엽은 “제 가슴 속 가장 깊게 남아있는 무대는 임윤택이 있을 초창기 울랄라세션의 무대”라며 “우리 곁을 떠나서 이제 볼 수 없어서 그런지 가장 울림이 컸다”고 설명했다.

‘불후의 명곡’은 수많은 가수들을 스타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현재 MC를 맡고 있는 황치열을 비롯해, 문명진, 알리, 에일리, 손승연 등은 ‘불후의 명곡’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MC 딩동은 “매주 출연하는 일곱 명의 가수 중 꼭 한 팀씩은 신인이 나온다”며 ‘불후의 명곡’의 등용문 역할을 설명했다.

아이돌 경연으로 첫 발을 뗀 ‘불후의 명곡’은 지금도 계속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태헌 PD는 “처음엔 아이돌 그룹 보컬의 경연으로 시작했지만, 이후엔 국내 보컬리스트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며 “요즘엔 아이돌 댄스와 국악,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또 최근엔 가수가 아닌 연예인들도 출연하고 있다. 나이, 계층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불후의 명곡’은 유독 중장년층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시간대도 다양한 이유 중에 하나다. 주로 젊은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MBC ‘무한도전’이 6년째 동시간대에 방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과의 경쟁에 대해 이 PD는 “나도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팬”이라며 “‘무한도전’처럼 좋은 프로그램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대에 대한 불만은 없다”며 “‘무한도전’의 시청자들도 ‘불후의 명곡’을 즐겨보고, ‘불후의 명곡’ 시청자들도 ‘무한도전’을 즐겨본다고 생각한다. 두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면서 얻는 이점도 많다. 앞으로도 기분 좋은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동엽도 “나도 처음엔 (‘무한도전’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며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깨뜨리지는 못해도 바위를 조금씩은 더럽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좋아해주실 줄은 생각지 못했다. 신기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불후의 명곡’은 300회 특집 3부를 오는 22일 오후 6시 방송한다. 3부작의 마지막 편은 ‘전설과의 듀엣 특집’으로 경기민요 명창 김영임과 밴드 노브레인, 가수 인순이와 정동하, 뮤지컬 배우 남경읍과 민우혁, 전인권과 박기영, 주현미와 스윗소로우, 양수경과 인피니트 남우현의 협업 무대로 꾸며진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