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트레일러닝 위한 '맨발처럼 달리기', 어렵지만 재밌네

[체험기] 트레일러닝 위한 '맨발처럼 달리기', 어렵지만 재밌네

기사승인 2017-05-09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난 4월 28일 날씨 좋은 날의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5월 말 곧 펼쳐질 머렐의 트레일러닝 레이스 사전 체험을 위해 머렐 측과 함께 기자들이 이곳에 모였다. 

머렐 트레일러닝 팀에 속해 있는 '맨발(베어풋) 러닝'으로 유명한 김태훈 러너가 일일 강사로 나섰다. 그는 "원래 러닝과 트레일 러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발 뒤꿈치부터 닿는 일반 러닝과 달리 트레일 러닝은 앞부분과 중간 부분으로 딛는다는 것"이라며 "맨발로 달리듯이 발 앞부분을 주로 이용해 자연스럽게 내딛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렐 트레일러닝화 '어질리티 차지'가 이 베어풋 러닝에 최적화돼 있는 운동화라고 설명했다. 베어풋러닝은 가볍게 달리는 게 특징으로, 뒷부분이 약간 높게 나오는 일반 운동화와는 달리 앞 발가락과 뒤꿈치가 수평에 가까운 제로드롭(0mm drop) 운동화다. 즉 '평평한 발'을 만들어 주는 트레이닝화다. 

보통의 신발은 뒤꿈치와 발가락 앞부분 차이가 12mm 정도 나며, 뒤꿈치 부분이 조금 높다. 최근 미드풋 인기 영향으로 일부 신발은 8mm 정도다. 보통의 신발은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을 것을 예상하고 뒤꿈치를 두껍게 만든 신발이다. 

이와 달리 머렐의 베어풋 슈즈는 맨발에 가까운 신발로 발바닥 달리기 주법인 '베어풋 주법'에 최적화돼 있다. 이 베어풋 주법은 장거리 달리기 시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 주법으로 러너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실제로 기자가 준비되어 있는 머렐의 러닝화를 신고 움직여 보니 기존 운동화와는 다르게 앞으로 살짝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매번 뒷꿈치 부분이 더 높은 신발을 신다가 평평한 신발을 신으니 나타난 효과였다. 김태훈 강사는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일반적인 감상평"이라며 "신다 보면 익숙해지는데, 편해지면 뒷쪽이 높은 운동화는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물론 베어풋 러닝 주법이 능사는 아니다. 단련이 꾸준히 필요한 주법이다. 이 베어풋 주법으로 달릴 시 발과 종아리 단련 효과는 있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초기에 부상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김태훈 강사는 "익숙해지기 위해 장기간의 훈련과 적응 훈련을 거쳐야 한다"면서 "적응 되면 몸이 훨씬 더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림픽공원을 신발 앞코로 내딛는 베어풋 러닝, 즉 '맨발 주법'으로 달려 보니 처음에는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들었지만 곧 자연스러워졌다. 뒤꿈치가 아니라 앞코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치고 나와 땅을 밟는 느낌이었다. 까치발 뛰듯 뛰다 보니 사뿐사뿐 걷듯이 뛸 수 있었다.  

바로 섰을 때는 앞 발가락 쪽이 들려 약간 불안정하게 느껴졌다면, 달릴 때는 자연스럽게 발을 디디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좀 더 편안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아 왔는데도 그렇게 피로하지 않고 거뜬했다. 오래 달릴 시에 발의 피로도가 덜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함께 행사에 참여한 유지성 트레일러닝대회 오거나이저는 "트레일러닝의 경우 경사가 진 산길을 오르내려야 하고 장애물이 많아 발이 전후좌우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뒷꿈치 부분이 높으면 이렇게 밀릴 경우 발에 피로가 가해지는데, 발이 수평이 되면 밀리는 충격을 감싸안아 발에 피로를 줄여 준다"고 말했다.

머렐은 올해부터 '머렐 트레일 레이스 2017'을 개최한다. 5월 서울 아차산 일대에서 실시되는 트레일 레이스는 10km의 산길 코스를 두고 경쟁부문, 비경쟁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머렐은 이 대회를 위해 트레일런 라인을 론칭하고 민첩성과 안정성을 높인 트레일러닝화 '어질리티 차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미 트레일러닝은 대세가 됐다.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도 해외에서 이미 보편화된 트레일러닝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아웃도어 활동인 산악활동과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인 러닝을 접목한 새로운 장르라는 이점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도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 ‘KOREA 50K(이하 코리아50K)’를 성료하며 트레일러닝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컬럼비아는 50K(거리 59km) 코스와 함께 입문자용 10K(거리 10km) 코스를 마련했다. 노스페이스도 올해 5월 강릉에서 10km, 50km, 100km의 트레일러닝 대회를 연다. 

화승 관계자는 "올해 첫 트레일러닝 대회를 여는 만큼 매니아와 일반인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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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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