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긴 동면을 끝내고 기지개를 켰다. 올 시즌이 44경기 밖에 남지 않았지만 선두권 경쟁에 파문을 일으키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4일부터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KIA와 NC의 2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6월 불안한 경기력으로 순위가 처질 때만해도 두산은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올스타브레이크를 기점으로 강팀의 모습을 되찾았다.
투타 조화가 완벽하다. 후반기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3.73으로 1위 NC(3.71)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은 3할2푼2리로 10개 팀 가운데 선두다. 이 밖에 팀 홈런과 팀 득점, 팀 장타율 부분에서 전부 1위를 기록하며 리그의 폭군으로 군림했다.
장원준과 니퍼트 등 선발진이 다소 흔들리는 상황에서 불펜이 중심을 잡았다.
김강률과 이용찬 등 불펜자원들의 페이스가 올라왔다. 전반기 2승2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한 김강률은 후반기 11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35로 호투 중이다. 전반기 2승3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이용찬 역시 후반기 들어 9경기에서 2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2.38로 상승세에 있다.
이밖에도 이현승과 김승회 등이 꾸준히 활약해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최근 6경기에서 구원 평균자책점이 1.80에 달한 덕에 두산은 연승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타선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 중심에는 4번 타자 김재환이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김재환은 후반기에도 타율 4할1푼4리 7홈런 22타점으로 물 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장타율은 7할5푼6리에 달하고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는 11할이다. 더불어 연승 기간에는 외인 타자 닉 에반스가 5할 타율을, 박건우와 허경민도 4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투타 조화 속에 두산은 후반기 15승1무2패(승률8할8푼2리)로 상승곡선을 탔다. 4위 LG와 5경기 차로 승차를 벌린 것과 동시에 2위 NC를 1.5게임차로 맹추격했다. 2강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던 선두권 경쟁이 이제는 알 수 없게 됐다.
두산의 1차 목표는 NC다. KBO는 8일부터 2연전 일정을 시작한다. 일정은 두산이 NC에 비해 유리하다. 한화를 잠실에서, 넥센을 고척에서 만난다. 주말 NC와의 경기도 잠실에서 치른다. 선수단 이동이 수도권에 한정돼있다. 반면 NC는 인천에서 마산,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등 동선 낭비가 심하다.
두산이 상승세를 유지해 한화, 넥센과의 경기를 잘 풀어나간다면 NC와의 맞대결 전에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빠른 시간 내에 2위를 꿰찬다면 1위 KIA도 충분히 사정권에 들어온다. 17일 KIA와 맞대결이 예정돼있다.
KIA와 NC로서는 두산의 상승세가 달가울 리 없다. 두산은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팀이다. 반면 NC는 지난해 두산에 4연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를 마감한 트라우마가 있다. KIA는 어린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하다. 상대전적 면에서도 5승1무5패로 두산과 팽팽했다. 두산이 올라온다면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