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급격한 외환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기준금리가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며 상반기 은행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월말 대비 31억9000만달러 증가한 3837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는 외환유출을 우려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지난 6월 14일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p 인상해서다. 올해 들어 2번째 인상된 미국 기준금리는 연초보다 0.50%p 올라 국내 기준금리(1.25%)와 같아졌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면 외환시장 내 큰 폭의 원화 절하 기대가 높아져 대규모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대외충격과 이에 따른 자본유출 위험 확대에 대한 우려다.
하지만 7월말 외환 유출은 없었다. 오히려 전년말(3711억달러)에 비해 126억6000만달러(약 14조) 늘었다. 외국인은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2일 2026.16(종가기준)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최근 24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은 12월부터 꾸준히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6월말 잔고기준 상장주식보유액 597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시가총액)의 33.1%에 해당한다.
외환·금융시장의 안정화되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반사이익은 은행의 몫으로 돌아간다.
상반기 중 국내은행은 전년동기(3조원) 대비 5조1000억원(171.4%) 증가한 8조1000억원의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전입전)을 기록,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이익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8조원으로 전년동기(16조9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6.0%) 증가했다.
반면 자회사 투자와 같은 영업외 손익은 5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 전년동기(1조8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72.1%) 감소한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실적상승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보다 대손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이 시장에 바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 은행의 실적이나 금융 시장의 동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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