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가 프로가? 팬들의 호소에 응답한 롯데

느그가 프로가? 팬들의 호소에 응답한 롯데

기사승인 2017-08-22 05:50:00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달라졌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근성의 팀으로 거듭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대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59승2무54패로 승률 5할2푼2리를 기록한 롯데는 4위 LG에 1리 차 뒤진 5위에 랭크됐다. 

후반기 들어 반전을 써내려가고 있는 롯데다. 롯데는 전반기를 마무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승률 5할이 채 되지 않는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후반기 끈끈한 경기력을 앞세워 18승1무10패로 두산에 이어 리그 2위의 승률을 달리는 중이다. 

선두 KIA를 맞아서는 3연전을 싹쓸이했고 두산, 넥센과의 2연전 역시 전부 승리로 매듭짓는 등 강팀에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춘 팀으로 탈바꿈했다. 5년 만의 가을야구도 가시권이다.

무엇보다 후반기 롯데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역전승이다. 롯데는 올 시즌 역전승만 36회로 선두 KIA(33승)보다 많다. 후반기에만 18승 중 15승을 역전승으로 일궈냈다.

18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은 롯데의 최근 팀컬러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롯데는 9회까지 2대4로 패색이 짙었으나 최준석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연장전에 돌입해 8대5로 승리를 거뒀다. 

20일 한화전 역시 롯데의 끈끈함이 느껴졌다. 7회 전준우의 역전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은 뒤 8회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초 다시 전준우가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4대3으로 승리했다. 

이와 같은 롯데 상승세의 비결은 투타의 완벽한 호흡에 있다. 

후반기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15로 4위다. 선발 투수 레일리가 6경기에서 42.2이닝 동안 단 10실점하며 평균자책점 2.11로 호투 중이다. 영건 박세웅과 김원중도 전반기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후반기 롯데로 복귀한 린드블럼은 최근 2경기에서 14이닝 3실점으로 투구 감각을 끌어올린 상태다. 

불펜진 역시 철벽이다. 후반기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압도적인 모습의 손승락을 필두로 박진형과 조정훈, 이명우가 힘을 보태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여기에 타선이 제 때 필요한 점수를 내주고 있다. 후반기 팀 타율이 2할6푼7리로 10개 팀 중 최하위지만 득점권에서의 끈기(득점권 타율2할8푼8리·공동 2위)로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전반기 부진했던 최준석이 후반기 타율 3할5푼3리 17타점으로 타선의 구심점이 됐다. 

경기 막판 극적으로 상대팀에 리드를 내줘 ‘롯데 시네마’라는 오명까지 썼던 롯데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역전승의 주인공이 되는 거짓말 같은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롯데 팬들은 지난해 롯데 선수들을 향해 “느그가 프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롯데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허술한 태도와 납득할 수 없는 플레이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었다. 졌지만 잘 싸운 모습을 보고 싶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올 시즌 비로소 롯데는 팬들의 호소에 응답했다. 승부욕과 가을야구를 향한 목표의식으로 똘똘 뭉쳐 승리를 쟁취하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은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팬들의 신뢰를 회복한 지금, 롯데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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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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