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 홀리는 손아섭, ‘사직 공유’에 부산이 들썩인다

롯데팬 홀리는 손아섭, ‘사직 공유’에 부산이 들썩인다

기사승인 2017-08-29 05:40:00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유명 배우 공유가 주연을 맡아 열연한 드라마 ‘도깨비’는 올해 초 안방을 뜨겁게 달구며 인기 몰이를 했다. 그런데 부산에선 도깨비 열풍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른바 ‘사직 공유’ 손아섭(29)이 신들린 듯한 방망이로 팬들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손아섭이 ‘사직 공유’ 또는 ‘손깨비’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5대5로 가르마를 탄 손아섭의 헤어스타일이 배우 공유의 그것과 흡사해서다. 물론 손아섭과 공유의 외모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야구를 잘하면 잘 생겨 보이는 법.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에 손아섭이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팬들로부터 공유 그 이상의 인기를 누리게 됐다.

후반기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을 뽑자면 단연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후반기 35경기에서 23승1무11패 승률 6할7푼6리로 무서운 상승세에 있다. 5강 문턱을 걱정하던 처지에서 이젠 3위 자리까지 노리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달라진 롯데 덕에 부산도 들썩이는 중이다. 등을 돌렸던 팬들이 하나둘씩 사직구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롯데는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12일 만에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앞선 LG와의 2연전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만5000명에 이르는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아 경기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6월 평균 관중 수 1만1000명보다 4000명가량 많다.

이에 응답하듯 롯데 선수들도 홈 4연전을 3승1패로 끝마쳤다. 27일 넥센에 패하며 아쉽게 연승 행진이 중단됐지만 스코어 3대9의 열세를 1점 차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투타에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지만 가장 찬란했던 건 손아섭이었다. 홈 4연전에서 10타점 포함 타율 5할6푼3리 출루율 6할1푼6리 장타율 1.313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매 경기마다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사직 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8월 전체로 범주를 넓히면 손아섭의 타격감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22타점 타율 3할8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1.186으로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다. 손아섭의 상승세와 롯데의 8월 상승세가 맞물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의 밝은 전망과 더불어 손아섭의 개인 성적 역시 기대감으로 차있다.

손아섭은 4개의 홈런을 추가해 KBO 역대 46번째로 20-20(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홈런 4개가 부족해 20-20 달성에 실패했던 손아섭은 잔여경기 23게임을 남겨둔 상황에서 20 홈런을 때려내며 목표를 달성했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제 남은 목표는 200안타다. 손아섭은 현재 167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다. 산술적으로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199개의 안타를 칠 수 있다. 최근의 타격감이라면 200안타를 기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만약 손아섭이 200안타를 기록한다면 넥센 서건창에 이어 KBO 역대 2번째 200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되는 것과 동시에 200안타-20홈런-20도루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쓴 선수가 된다. 


손아섭은 꾸준한 선수로 유명하다.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매 시즌 100경기 넘게 출장하며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20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8년간 타율 1위,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을 만큼 타격 능력 또한 출중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성실함과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숱한 에피소드는 롯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느덧 그는 롯데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

손아섭은 다음 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롯데에 잔류할 것인지, 꿈을 좇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것인지 확정된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롯데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확실하다. 손아섭이 5년 만의 가을야구를 바라는 롯데 팬들의 소망을 이뤄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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