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뛰어넘는 류현진, PO 선발 비관론도 이겨낼까?

예측 뛰어넘는 류현진, PO 선발 비관론도 이겨낼까?

기사승인 2017-08-29 15:53:47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류현진(30·LA다저스)의 올 시즌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예측을 뛰어넘는 행보’다.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비관론에도 꿋꿋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류현진은 올해 20경기에 등판해 107.2이닝 5승6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로서 리그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이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류현진은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2년 넘게 재활에 매진했다. 관절와순 파열은 어깨나 팔을 움직일 때 근육이나 관절막 등 주변 조직들이 관절과 잘 붙어 있도록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관절와순이 여러 이유로 찢어진 것을 말한다.

문제는 복귀 확률이 높은 팔꿈치 수술과는 달리 관절와순 수술 후 재기한 선수의 사례가 희박한 것이었다. 2012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제이 제프가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메이저리그 투수 67명의 기록을 조사한 결과 수술 이후 100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의 비율은 7.4%에 불과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로저 클레멘스와 커트 실링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구위를 잃고 제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심지어 제프의 조사에서 전체의 29%에 해당하는 20명은 아예 마운드를 다시 밟지도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4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2.57(14이닝 4자책점)을 기록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최고구속은 시속 92마일(148㎞)로 부상 직전의 평균 구속을 웃돌았다. 

그러자 이번엔 ‘류현진의 현재 구위로는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류현진이 개막 후 2경기에서 8.4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것을 두고 나온 시각이었다. 특히 눈에 띄게 줄어든 패스트볼 구위와 잦은 피홈런은 이러한 비관론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영리함으로 이러한 예측을 뛰어넘었다. 좌완 댈러스 카이클이 던지는 커터를 영상을 보면서 습득했고 이후 전혀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다. 특히 커터를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반기에는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4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100이닝 소화에도 성공하면서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도 덜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펼친 기대 이상의 활약을 조명하면서도 “약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며 평가절하 했다. 이어 “포스트시즌 선발은 류현진이 아닌 우드와 힐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류현진으로선 또 다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예측을 이겨내야 되는 상황에 처했다.

마침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이다. 애리조나는 LA 타임스가 언급한 약팀과는 거리가 멀다. 다저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라있고 승률 5할5푼7리로 와일드카드 1위에 올라있는 강팀이다. 

팀 타율과 팀 장타율 모두 내셔널리그 8위권으로 준수한데다가 팀 평균자책점 3.64로 다저스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할 만큼 전력이 안정적이다. 

류현진은 통산 애리조나를 상대로 8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류현진에 19타수8안타 4할2푼1리로 강했던 폴 골드슈미트의 존재와 타자 친화구장인 체이스필드는 주의해야 될 변수다. 

류현진이 ‘강팀’ 애리조나를 상대로 호투하며 현지 언론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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