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희생양, 왜 하필 류현진인가?

다르빗슈 희생양, 왜 하필 류현진인가?

다르빗슈 희생양, 왜 하필 류현진인가?

기사승인 2017-09-11 11:00:47

류현진(30)이 다르빗슈 유(31)를 위한 희생양이 됐다.

류현진은 당초 12일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돌연 등판이 취소됐다. 선수와 상의 없이 구단 코칭스태프가 일방적으로 내린 통보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지친 류현진에 휴식을 부여하기 위함”이라 설명했지만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1일(현지시간)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휴식이 다르빗슈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다르빗슈는 류현진을 대신해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발 로테이션 조정으로 인해 다르빗슈는 강팀 워싱턴과의 대결을 피했다. 대신 상대적 약팀인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등과 차례로 맞붙게 됐다.

다르빗슈는 최근 지역 언론과 팬들의 비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승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영입 후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34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3경기에선 3패 평균자책점 9.51로 반등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다르빗슈로선 분위기 환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반등 포인트로 낙점된 경기가 샌프란시스코전이다. 달리 말해 류현진은 ‘다르빗슈 기 살리기’ 프로젝트의 희생양으로 결정된 셈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류현진이 다르빗슈의 희생양으로 선택된 것일까?

류현진은 후반기 다저스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이다. 후반기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0으로 뛰어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경쟁자 마에다 켄타가 이닝 소화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고 부상에서 복귀한 알렉스 우드는 2경기 연속 구위저하를 노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희생양으로 선택된 데에는 구단 수뇌부의 정치적 속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현 다저스 구단 사장인 앤드루 프리드먼 체제 하에 영입된 선수가 아니다. 커쇼를 제외하면 힐과 우드, 마에다와 다르빗슈는 프리드먼 사장의 계획 아래 영입된 선수들이다. 자연스레 류현진은 이들에 비해 구단으로부터 받는 관심과 애정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다르빗슈는 다저스 수뇌부가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면서 영입한 선수다. 현재 부진하다고해서 PS때 선발 카드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다저스로선 다르빗슈가 반등하길 바랄 것이고 또 기필코 반등해야만 한다.  

더불어 류현진은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다. 지난 2년간 재활을 거쳐 올 시즌 복귀했다. 큰 논란 없이 부상 회복, 보호와 같은 핑계를 대기에 적절하다. 

문제는 이번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로버츠 감독은 5일 선발 로테이션으로 회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 결정은 다르빗슈 기 살리기 프로젝트를 넘어 류현진의 선발 경쟁 탈락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당장 워싱턴전에 류현진이 등판할지도 미지수다. 

기록적인 시즌을 만들어가던 다저스는 최근 10연패에 빠졌다. 아이러니하게 다저스가 휘청거린 시점은 구단 수뇌부가 그랜더슨과 다르빗슈와 같은 외부 자원을 영입한 시점과 맞물린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저스의 PS 진출은 확실하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력으론 디비전 시리즈 통과도 장담하기 힘들다. 다르빗슈와 우드와 같은 후반기 부실한 자원을 기용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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