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포효, 거인의 심장을 깨우다

손아섭의 포효, 거인의 심장을 깨우다

기사승인 2017-10-13 21:17:23

손아섭의 포효가 잠자는 거인의 심장을 깨웠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대13으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손아섭의 홈런 세리머니는 많은 야구팬에 감동을 선사했다. 손아섭은 승기가 기울었던 8회초 4대12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 도중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손아섭이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베이스를 돌면서 3루 덕아웃을 향해 거듭 포효했다. 

‘기죽지 말자’는 손아섭의 메시지와 결의는 롯데 선수단에 그대로 전달됐다. 경기 후 조원우 감독도 “졌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을 강조했다.

손아섭의 포효는 허무한 외침에 그치지 않았다. 우천 연기 뒤 13일 마산에서 치러진 4차전. 손아섭은 맹타를 휘두르며 기적적인 반전을 향한 선봉장으로 나섰다.

4회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팀의 선취점을 이끈 손아섭은 팀이 2대1로 앞선 5회 2사 1,2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원종현의 2구를 타격해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으로 흐름은 롯데 쪽으로 완벽히 넘어왔다. 롯데 타자들도 하나둘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시리즈 내내 타점과 홈런이 없었던 이대호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서 대형 홈런을 뽑아냈다. 전준우 역시 7회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손아섭은 이날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혹자는 손아섭을 ‘롯데의 영원한 캡틴’ 박정태에 비유한다. 특유의 투지와 근성이 박정태와 유사해서다. 롯데 팬들은 92년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던 박정태처럼 이제는 손아섭이 그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어느덧 롯데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우뚝 선 손아섭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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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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