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물량팀 노동자 4명이 숨진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와 관련, 재하도급업체 대표 등 3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 수사본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숨진 이들이 소속된 재하도급업체 대표 조모(57)씨, STX조선해양 이모(43)씨 등 원청업체 안전관리자 2명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동혁 창원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이들의 구속 필요성이 상당성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 조선소장 조모(55)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의 필요성 내지는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들은 안전사고 예방 대책 수립과 교육, 현장점검 등을 통해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밀폐공간 작업지침과 환기표준서를 점검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하도급업체 대표 조씨는 사고로 숨진 4명을 포함해 일용직노동자 41명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설치한 해경은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6일 해경 수사본부는 규정보다 적게 설치한 환기시설로 내부 작업장에 유증기가 차 있는 상태에서 제기능을 상실한 ‘불량 방폭등’에 인화성 가스가 유입돼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경은 공정기간 단축과 영업이익 등에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안전불감증’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해경은 원청과 하청업체 관계자 1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이 가운데 STX조선해양 조선소장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요원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장도 “공기단축, 비용절감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 안전을 외면한 채 작업을 강행토록 하는 사업주의 안전의식 결여가 재해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조선업계 관행인 다단계 도급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 하청업체 노동자가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사례가 없도록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20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조선소 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7만4000t급 유조선 내 RO(잔유)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도장 작업 중이던 물량팀 노동자 4명이 숨졌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