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과학자들 "안전한 연구 환경 만들겠다…과학계 여성 진출 독려"

여성 과학자들 "안전한 연구 환경 만들겠다…과학계 여성 진출 독려"

여성에 초점맞춘 연구환경 조성 필요…과학계 유리천장, 여성 적극 진출해 깨뜨려야

기사승인 2017-11-09 00:05:00

여성에게 안전한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과학계 여성 리더들이 팔을 걷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이하 한국여성과총)는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성과학기술인 안전관리 실태’를 공개했다.

전국 과학기술계 연구직에 종사하는 여성 7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과학자 5명 중1명이 ‘평소 자신의 연구실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성 과학자 두 명 중 1명은 현재 자신이 일하는 연구실 환경이 건강한 출산에 방해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김용애 한국외대 화학과 교수는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출산을 고려하는 여성 과학인들에게 연구실 환경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가임기 여성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해물질이나 환경을 파악한 교육 커리큘럼도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여성과학기술인 안전관리를 위한 의견으로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장비기준 설계 필요 ▲수유·착유 시설 필요 ▲사회적 인식 개선 ▲출산휴가 교칙 제정 ▲공평한 연구환경 분위기 형성 필요 등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 이날 참석한 여성 과학자들은 한 목소리로 “여성 과학자에 초점을 맞춘 연구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과학자에 맞춘 연구 환경 및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최근 인력 품귀 현상을 빚는 과학계에 여성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문애리 덕성여대 약대 교수는 “여자가 무슨 과학을 하느냐고 이야기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과학은 섬세하고 치밀하고 조화가 필요한 학문이고 이 부분은 여성 인력의 장점이다. 여성들이 안심하고 과학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문 한국여성과총 회장은 “과거보다 과학계의 여성 진출이 늘었지만, 아직도 여성 비율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한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비율이 높아질 때 유리 천장도 깨진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여성의 과학계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을 고려해 안전한 연구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여성과총은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을 발표했다. 10계명에는 여성과학자를 위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안전을 위한 수칙들이 포함돼있다.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

1. 연구실 내 유해물질을 숙지한다.

2. 유해물질을 취급할 때는 개인 보호구 등 필요한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춘다.

3. 보호구 착용, 청결 유지, 유해물질 사전 차단 등을 습관화 한다.

4. 연구실 내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한다.

5. 연구실 내 유해물질이 가정이나 외부로 옮겨지지 않도록 한다.

6. 임신ㆍ출산이 여성 과학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되어서는 안 된다.

7. 임신 시 상사ㆍ지도교수 등에게 임신사실을 알리되 비밀유지를 요청할 수 있다.

8. 방사선 취급 시 임신사실을 방사선 안전 관리자에게 즉시 알려 피폭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9. 임신 6개월부터는 산모ㆍ태아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육체노동 강도를 평소의 2/3로 줄인다.

10. 수행 중인 연구에서 임신ㆍ출산ㆍ수유에 유해한 물질을 차단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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