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그간 총수 공석으로 인한 내부 안정화를 위해 진행했던 인사와는 달리 ‘그레이트 CJ’를 위한 변화 위주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평이다.
앞서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2020년 매출 100조 원, 해외매출 비중 70%를 달성하는 ‘그레이트 CJ’를 비롯해 2030년에는 ‘월드 베스트 CJ’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CJ그룹은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총 3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M&A의 귀재로 불렸던 만큼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적극적인 조직개편 등이 예상돼왔다.
◇ CJ제일제당 ‘전략통’, 해외부문 힘 실을듯
24일 CJ그룹은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신현재 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신 사장은 1961년생으로 2000년 계열사인 CJ오쇼핑으로 경력입사한 뒤 CJ주식회사 사업총괄과 CJ오쇼핑 경영지원실장, CJ대한통운 글로벌부문장·공동대표이사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2014년 12월부터는 CJ주식회사 경영총괄부사장으로 근무해왔다. 지난해 9월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여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사장은 지주사와 계열사 등의 운영전략을 기획하는 전략가 스타일로 알려졌다. 또한 해외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넓고 인망이 두터워 조직 내 신망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이 그간 주요사업으로 추진해온 K-푸드 수출과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주력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햇반 등의 수출은 물론 현재 30여개인 해외 축산 시설을 50여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11년부터 약 7년간 CJ제일제당을 이끌어온 김철하 부회장은 CJ기술원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김 부회장은 그룹 내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와 식품계열사 R&D 자문을 맡아 후방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CJ기술원은 그간 CJ그룹이 운영하고 있던 미래경영연구원과 통합 R&D 연구소를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마련됐다.
동시에 CJ제일제당은 기존 BIO·생물자원·식품·소재 등 4개 사업부문을 BIO와 식품으로 통·폐합했다. 개편되는 CJ제일제당 BIO사업부문과 식품사업부문은 각각 신현재 사장과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책임경영으로 맡는다.
◇ 내·외실 둘 다 챙긴다
CJ주식회사 공동대표이사에는 김홍기 총괄부사장이 승진 임명돼 이채 부회장과 함께 CJ주식회사를 이끌게 됐다.
김 총괄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2000년 CJ제일제당 경력입사 이후 CJ주식회사 전략팀과 비서팀 등을 거쳤다. 그룹 안팎으로 부침을 겪기 시작한 2014년 12월부터 CJ주식회사 인사총괄을 맡아 조직문화혁신과 핵심인재확보 등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CJ주식회사는 최은석 신임 경영전략총괄 부사장 산하에 기획실과 경영전략실, 미래경영연구원 등을 편재했다. 이는 급박하게 변하는 사업환경에 맞춰 전략기획기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그룹 전반의 미래성장동력확보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밖에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손관수 CJ대한통운 공동대표이사,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 모두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각각 승진 임명됐다.
◇ ‘그레이트 CJ’ 위한 세대 교체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전반적인 세대교체로 보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등의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과 전략기획 등 경영목표로 삼았던 ‘2020 그레이트 CJ’ 달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이다.
주요인사 외에도 부사장 2명·부사장대우 9명·상무 23명·상무대우 42명 등 총 81명을 승진시키는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승진자는 총 42명으로 지난 3월 실시했던 2017년 정기인사 당시보다 4명이나 더 많다.
최연소 임원은 정윤규 CJ푸드빌 전략기획담당으로 39세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임원은 최자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냉동마케팅담당과 안젤라킬로렌 CJ E&M 미국사업운영담당 2명이 배출됐다.
CJ 관계자는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수장이 대부분 50대로 채워져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월드베스트 CJ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