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엑스, 안전불감증 여전…소방법 위반 늑장대응 눈살

[단독] 코엑스, 안전불감증 여전…소방법 위반 늑장대응 눈살

기사승인 2018-01-05 05:00:00
연간 6000만명이 이용하고 평일 14만명(주말 25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가 모이는 국내 최대 전시장 코엑스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제천 화재 참사 이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이 실시되고 있지만, 코엑스는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야 소방법 위반 사항을 시정하는 늑장 대응에 나섰다. 코엑스의 소방법 위반 기간은 취재를 시작한 12월 초부터 제천화재가 발상한 이후 보름간 최소 한 달이 넘는다.

5일 쿠키뉴스 취재 결과, 코엑스는 지난 연말 한 달 넘게 비상구에 짐을 쌓아 두고 방치했다. 또한 일부 비상문을 잠가 청소도구 창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처 화재 때와 별반 다를게 없는 시설물관리다.

소방법에 따르면 비상구와 같은 피난통로에는 대피를 방해하는 물건을 쌓아두면 안 된다. 비상문(방화문)도 통행이 가능하도록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기자가 12월 초 코엑스를 찾았을 때와 지난달 21일 제천 화재 참사 이후 취재했을 때도 바뀐 것은 없었다. 오히려 코엑스는 “방화문은 비상시 피난용으로 항상 담힘 상태로 있어야 하며 피난에 장애물이 없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처벌을 받는다는 안내문을 버젓이 걸어뒀다. 닫힘을 잠김으로 오인한 듯 보였다.

이와 관련 코엑스 건물 관리업체 WTC서울 관계자는 “평상시 교육을 했지만, 이번 연말에는 안전사고 위주로 하다가 보니까 못 챙긴 것 같다”면서 “현장을 확인해보니까 몇 건 있어서 전체 다 싹 정리했다. 저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제천 화재 때문에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화재시 매뉴얼은 코엑스에 문의하라고 했다. 

이에 코엑스 관계자에게 해당사실을 질의하자 “물건을 적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황 파악을 못했다”면서 “코엑스는 다중이용시설 가급이다. 저희는 안전 경영을 최우선적으로 삼고 있다. 인력이나 제도나 시스템을 충분히 가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상구가 잠겨 있고 대피통로를 청소도구 창구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선 “그 부분은 전에도 외부 전문 소방전문가가 잘 몰라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평상시에 사용하는 비상구는 아니다. 화재시에 셔터가 내려오도록 돼 있다. 법정 규격에 의한 장치다. 화재시 셔터가 내려와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엑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서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 순찰을 하고 있지만 왜 그런 부분이 있었는지 팩트 확인해야 겠다”고 덧붙였다.

옥상으로 대피하는 비상구가 2~3군데 밖에 없고 이마저도 찾기 힘들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는 지적에는 “이용객들을 위한 표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소방법을 상회하는 시설이고 저희 내부에서 위급시에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 등을 가지고 있다. 자체적으로 실제 대피하는 소방 훈련만 연간 12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화재가 나면 비상구를 안내하는 섬광등이 작동해 대피를 돕는다. 평상시에는 일반인들이 관심있게 안보면 모른다. 그러한 부분은 다 갖춰져 있다”고 해명했다.

매뉴얼을 요청하자 그는 “소방은 관련법도 복잡하다. 사실 연말연시 신경써야 할 다른 부분이 많았다. 코엑스는 대테러 관심지역이고 평상시에도 국제 행사나 VIP 행사를 다루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자료를 (임으로) 드릴 수는 없다”며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어 “비상구에 점광등 장치가 있고 VIP행사가 열리다 보니 안전장치가 충분히 돼 있다. 유관으로 보는 것에 대한 오해가 있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 나름대로 고생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올수록 비상이다. 조금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이해를 좀 해주시릴 바란다.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해선 빈틈없이 처리하겠다”면서 안전 최우선 경영이란 말만 되풀이 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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