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간호사가 도와 달라고 해서 의료자문을 한 적이 있어요” “의료자문은 대학병원 레지전트(수련의)나 당직의사들이 돌아가면서 쓰는 것 아니에요?”

이는 의료자문을 경험했던 의사들의 증언이다.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의료기관 전문의에게 의료심의, 장해평가 등 자문하고 소정의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보험 분쟁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9일 금융권 및 의료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의료자문비용은 1건당 진료과별(신경과, 정형외과 등)로 10만~30만원선에서 지불되고 있다. 민간의료자문 회사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포함 30만원에 의료자문서가 거래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보험사는 지난 2016년 6만5225회의 의료자문을 의뢰했다. 생명보험사는 2만9176회, 손해보험사는 3만6049회에 걸쳐 자문을 구했다.

이를 통해 얻어 들인 수익은 병원당 수천만원에 달한다. 지방 사립대학교 A병원의 경우 지난 2016년 의료 자문비로 한화손해보험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의료자문을 구하는 이유는 의료계의 서열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병원의 선배 교수가 자문한 것과 일반 개인병원에서 자문한 내용이 다를 경우 대학병원 자문서를 채택해 보험금을 거절한다. 또한 소송 등으로 제3기관에 의료기관에 자문을 다시 의뢰할 경우라도 선배 대학교수가 의료자문을 한 내용을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의료자문을 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 종합병원 전문의 B과장도 “의료자문을 하는 사람이 주로 한다. 종합병원보다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주로 한다”면서 “하시는 분이 몇 분 정해져 있다. 정형외과의 경우에도 관심 있는 교수만 하고 다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에 의료자문 비용은 좀 다르지만, 의료자문을 하는 이유는 과외 수입도 올리거나 지인의 부탁일 때가 많다”면서 “개인 이름으로 나가지만 레지던트나 당직의사에게 부탁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