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치아 뽑지 않고 살리는 3가지 방법

[건강 나침반] 치아 뽑지 않고 살리는 3가지 방법

기사승인 2018-01-29 05:00:00
글·선치과병원 보존과 최수진 과장

[쿠키 건강칼럼] 자연치아에는 인공치아엔 없는 우수한 장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자연치아는 고유의 세포와 조직으로 음식의 온도나 딱딱한 정도를 감지해 음식을 훨씬 자연스럽게 씹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자연치아에는 치주인대라는 것이 있다. 치주인대는 치아에 가해지는 무게를 완화하는 일종의 쿠션 같은 기능을 하며 외부 자극을 대처한다. 아울러 치주인대는 세균이 잇몸에 침입할 시 방어벽 역할을 해 치은염(잇몸 염증)과 치주염(뼈까지 침범한 염증) 등의 치주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치아를 꾸준히 잘 관리했는데도 충치(치아우식증)나 풍치(치주염)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충치나 풍치는 가장 흔하게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치과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충치치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에 550만여명, 치주질환은 2016년 1410만여명 이상에 이른다. 충치와 풍치가 너무 많이 진행되면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증상 초기나 증상이 악화되기 전 병원을 찾으면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소중한 치아를 뽑지 않고 보존할 수 있는 치료법은 무엇이 있을까?

◇근관치료(신경치료)=치아에 인공물질을 넣어 통증을 없애는 치료법

충치나 풍치가 악화되지 않았다면 흔히 신경치료로도 불리는 근관치료를 통해 치아를 살릴 수 있다. 근관치료는 병든 치수(치아 내부에 있는 부드럽고 연한 조직)를 제거하고 신경관 내부를 소독한 뒤 빈 공간을 다른 인공 물질로 채워 넣어 통증을 없애는 치료다. 신경치료에 대해 아프고 힘든 치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국소마취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치아가 지속적으로 아플 때, 치아 주변 잇몸이 붓거나 고름이 나올 때, 차가운 액체나 뜨거운 액체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에는 충치나 풍치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치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경치료를 받을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치아가 있는 쪽으로 음식물을 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물 찌꺼기에서 나온 세균 등 이물질이 치아 틈으로 신경관을 오염시키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신경치료를 마친 후에는 치아를 치료 전보다 더욱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치아의 감각을 느끼는 신경이 제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같은 부위에 충치나 풍치가 재발해도 잘 느끼지 못한다. 심한 통증을 느낄 때쯤엔 증상이 이미 많이 악화된 단계이므로 치아를 뽑아 다시 심는 치아재식술, 또는 발치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근단수술=치아 뿌리의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법

충치나 풍치가 보다 진행돼 신경치료로는 완전히 치료하기 어렵거나 신경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엔 치아 뿌리 끝의 염증조직을 잘라내는 치근단수술을 시행한다. 치근단수술에는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으면서도 염증과 감염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경치료를 시행했지만 염증이나 통증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 치아 뿌리의 통로가 좁아 신경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치조골(치아의 뿌리가 박혀 있는 턱뼈의 일부)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 치아에 보철물이 있는 경우 등에 시행한다. 치수나 치아 뿌리 끝에 신경치료를 시행했는데도 통증을 계속 느끼는 것은 치아 뿌리 끝 부위 조직이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조직 부위를 치아 뿌리 끝부분과 함께 절제해 치료한다. 

치근단수술을 시행한 후에는 제거된 치아 뿌리 끝 중심부에 미세한 홈을 내어 충전물을 넣고 공간을 완전히 막아주게 된다. 이때 염증 부위가 광범위하다면 뼈가 원활히 형성되는 것을 돕는 골이식재를 삽입하여 수술한 부위를 봉합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치근단수술을 한 후 수개월 내에는 치아 뿌리 끝 주변으로 뼈가 생성된다.

◇치아재식술=치아를 발치해 치료한 후 다시 심는 치료법

신경치료 후에 문제가 다시 생기거나, 손상이 너무 심각해 신경치료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치아재식술이라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치아재식술(replantation)은 치근단수술의 일종이지만 자연치아를 발치해 치료한 후 원래의 자리에 다시 넣어 고정시킨다는 점이 다르다.

즉, 문제가 있는 치아를 뽑아서 치료한 뒤 다시 심어 고정하는 방법이다. 발치부터 재식, 고정까지 약 30분 이내에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치아재식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뼈가 단단해야 하고 치아 뿌리 간격이 가까워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자연치아 보존하려면?

자연치아를 잘 보존하기 위해선 평소 구강위생 관리에 힘써야 한다. 치아에 세균이 침입하지 않도록 꼼꼼히 양치를 하고, 가글과 치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치석 및 치태 형성을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치아를 잘 닦아도 입안의 모든 부위를 꼼꼼하게 닦기는 어렵다. 6개월~1년에 한 번씩은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아 잇몸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검진 시 질환이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관리는 치료를 받은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재발한 부위가 있는지 1~2년에 한 번씩 엑스레이 촬영 등으로 확인하여 꾸준히 관리받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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