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팀이 개발한 ‘마이크로도징’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국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도징’ 기술은 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해 신약물질에 표적을 붙이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약동학적 특성’이라고 불리는 체내 흡수, 분포, 배설과 같은 대사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좀 더 용이하게 예측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형기 임상약리학과 교수팀의 마이크로도징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신약개발(IND, investigational new drug) 신청에서 승인판정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신청된 임상시험은 국내 제약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학술연구 목적인 연구자 임상시험을 넘어 기술 상용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이크로도징 기술은 대부분 임상 1상 시작 전에 사용된다. 여기에 쓰이는 방사선량도 양전자단층촬영(PET)에 10만분에 1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안전성도 보장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많은 제약사들의 수요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실시 가능한 곳이 없었다.
해당기술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의약품제조 선진국에만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형기(사진) 교수는 “미국식품의약청이 특별한 문제제기 없이 우리가 작성한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했다”며 “기술이 활성화 된다면, 국내 임상시험에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방영주 전 의생명연구원장은 “마이크로도징은 신약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국내 제약기업이 앞으로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팀은 지난 4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대병원 마이크로도징 임상시험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지금까지 총 4건의 시험을 실시했다.
한편 국내 임상시험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5114억 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한 해 국내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658건에 달하며, 점유율로는 전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제약 산업 시장이 커진다면 이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