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스피커‧셋톱박스 등과 연계하는 것에 그쳤던 AI 기능이 내비게이션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당초 국내 이동통신3사는 AI 경쟁을 위해 ‘스피커’ 시장을 개척했다. SK텔레콤은 스피커 본연의 기능에 중점을 둔 ‘누구’를 출시하며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KT는 셋톱박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기능과 접목한 제품을 각각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플랫폼 사업자들도 뛰어들었다. 음원 플랫폼 소리바다는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임하겠다고 선언, 현재 스피커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자체 기술로 음성인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도 출사표를 던졌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오는 7월 터치스크린 기능이 탑재된 스피커 2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피커가 제공할 음원에 대한 라이센스 게약은 소니 및 유니버셜 뮤직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전쟁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동통신사로서는 통신 사업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자사 AI 플랫폼 ‘누구’를 접목한 ‘T맵X누구’를 전면 업그레이드했다. 이후 음성을 통한 전화 수발신‧경유지 추가 등의 기능을 더했다. 또 자율주행차와 T맵X누구를 연결하기 위해 글로벌 IT업체 엔비디아, 히어 등과 제휴를 맺고 고화질(HD) 지도 개발에 착수했다.
KT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와 통합한 공동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에 자사 AI 플랫폼 ‘기가지니’를 탑재했다. 기가지니를 탑재한 원내비는 음성명령 기능을 이용해 경유지 추가, 목적지‧경로 변경, 휴게소 조회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최신 단말 28종에만 적용됐으며 순차적으로 적용 모델이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향후 상용화될 자율주행차를 위한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기술인만큼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