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높아진다?

가난하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높아진다?

기사승인 2018-02-23 15:53:07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가구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진다는 국가 조사가 나왔다. 또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김장영 심장내과 교수는 23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10년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 그 결과를 공개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 위험인자를 동시 다발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뇌혈관 위험인자에는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으며,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당뇨병 위험이 5배 이상, 심뇌혈관 질환은 2~3배 이상 높아진다.

김장영 교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19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20.3%)은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007년 21.9%에서 2015년 26.9%로 증가했으며, 여성은 2007년 20.3%, 2015년 17.9%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65세 여성 유병률은 20~30대 여성의 2배 이상이었다.

2013년부터 2년간 연령별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은 전체 20.3%, 남성 24.7%, 여성 16.1%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에서는 전체 37.%의 유병률을 보였으며, 남성은 33.1%로 증가한 반면 여성은 41.1%로 가장 급격하게 늘었다.

또 여성의 경우 폐경기인 50대 이후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남성은 50대에서 가장 높았고 이후에는 감소했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항목별로 보면, 국민 전체 복부비만 유병률은 23.6%였다. 남성은 4명 중 1명이, 여성은 5명 중 1명이 복부비만이었다. 남성에서는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고혈당의 유병률이 여성에 비해 높았고, 여성은 남성 대비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높았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서도 유병률이 달라졌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에서 유병률이 25.4%로 가장 높았으며, 고소득층(17.7%)이 제일 낮았다. 교육수준에서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집단에서 유병률이 36.4%로 가장 높았다. 대학교를 졸업한 집단은 17.7%였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났는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았다.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28.8%) 지역이었으며 ▲전남(27.7%) ▲경북(27.7% ▲강원(25.5%) 순으로 유병률이 높았다.

이에 김 교수는 “농촌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수도권보다 낮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흡연과 음주, 운동,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도 대사증후군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의 유병률은 27.4%로 과거 흡연자와 비흡연자(18.1%)보다 높았다. 성별로는 흡연 남성은 28.2%, 여성은 19.2%였으며, 그렇지 않은 남성은 23%, 여성은 16%였다. 주 2회 이상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음주를 즐기는 고위험 음주자(26.1%) 또한 저위험 음주자(19.8%)보다 대사증후군 환자가 많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은 군에서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는데,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집단의 경우 유병률은 13.9%, 그렇지 않은 집단은 19.9%로 차이가 났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군(22.5%)도 그렇지 않은 집단(19.7%)에 비해 유병률이 높았다.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고광곤(길병원 심장내과) 회장은 “흡연과 음주 등 생활습관이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자료를 분석해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증후군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감소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대사증후군은 잘 이해하고 예방법을 실천하면 2~3년 뒤 치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구회는 7개의 질환 예방 수칙을 발표했다. 내용은 ▲싱겁게 먹고 지나친 탄수화물, 지방 섭취 피하기 ▲담배, 과음, 과식 피하기 ▲가공 식품, 탄산음료 섭취 가급적 피하기 ▲채소를 자주, 과일과 견과류는 적당히 섭취하기 ▲유산소, 근력, 복근 운동을 1회 1시간, 주4회 이상 하기 ▲뱃살을 빼고, 적정 체중 유지하기 ▲만성 질환 약물 잘 복용하기 등이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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