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을 자급제폰으로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급제폰은 이동통신사 구분 없이 제조업체로부터 바로 단말기를 구매하는 제도다. 소비자는 백화점, 대리점, 마트 등에서 산 단말기에 유심칩만 끼우면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 기기변경 및 번호이동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당초 정부는 자급제폰이 통신비 인하에 기여할 것으로 여겼다. 소비자가 손쉽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이통사 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시나리오를 그렸기 때문이다.
이에 부응하듯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자사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과 ‘갤럭시S9+’를 자급제폰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고가는 갤럭시S9(64GB) 95만7000원, 갤럭시S9+(64GB) 105만6000원으로 이통사폰과 동일하다.
그러나 자급제폰으로 판매 중인 갤럭시S9의 판매량은 기대 이하로, 전작인 ‘갤럭시S8’의 7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9 자급제폰 출고가가 이통사폰과 동일한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양쪽의 값이 동일하다면 소비자는 최대한 많은 혜택을 주는 곳을 선택한다.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고객으로부터 외면받게 한 이유일 수 있다. 또 값을 한꺼번에 치러야 하는 점도 소비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자급제폰이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의 특성을 문제 삼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자급제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8%다. 세계 평균 61%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로써 하반기 자급제폰 출시를 검토 중인 LG전자로서도 제품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하반기 중으로 자급제 폰 출시를 계획, 최종 검토 중인 상황이다. 자급제폰으로 출시될 제품 브랜드 명, 특징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을 웃도는 단말기 값을 일시불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면서 “자급제폰만의 이점이 없다면 소비자는 쉽게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