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의 컴백… 여전히 세련되고 새로운 솔리드

21년 만의 컴백… 여전히 세련되고 새로운 솔리드

21년 만의 컴백… 여전히 세련되고 새로운 솔리드

기사승인 2018-03-21 17:30:37

21년 만에 돌아온 솔리드의 음악은 여전히 세련됐고 또 새로웠다. 약 20년 전 한국 가요시장에 리듬앤블루스와 힙합 등을 소개하며 신선한 음악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는 그룹다운 모습이었다. 솔리드는 “방송 보다 새로운 음악으로 먼저 인사드리고 싶었다”며 20년 만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1993년 가요계에 데뷔한 솔리드는 동네 친구였던 정재윤, 김조한, 이준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그룹이다. 미국에서 자랐던 그들은 어릴 적부터 어울리며 자연스레 함께 음악을 하게 됐다. 데뷔 후 1997년까지 내놓은 4장의 앨범은 모두 판매고 100만 장을 넘기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 등은 지금까지도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히트 넘버다.

이토록 큰 사랑을 받았던 솔리드는 왜 1997년 4집 앨범 이후로 활동을 멈췄을까. 21일 오후 서울 이태원로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자리한 멤버들은 “어떻게 하다 보니 2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솔리드로 데뷔해 바쁘게 4년을 보낸 후 잠시 휴식을 취할 생각에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세 명의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을 거뒀다. 프로듀서 정재윤은 대만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보컬 김조한은 솔로 아티스트로 자리를 잡았다. 래퍼 이준은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을 마치고 사업가가 됐다.

대만, 한국, 미국 등에서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던 멤버들은 약 1년6개월 전 한자리에 모여 솔리드라는 이름으로 새 음악을 발표하는 것에 뜻을 모았다. 셋 모두 친한 친구의 결혼식 들러리를 서게 된 것이 계기였다. 김조한은 “세 명과 친한 또 다른 친구가 태국에서 결혼식을 올려 들러리를 서게 됐다. 그곳에서 같은 옷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축가로 함께 ‘천생연분’을 부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때부터 다시 뭉치자는 이야기를 하고 조금씩 맞춰가기 시작했다”라고 재결합에 관해 설명했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꾸준히 음악을 업으로 삼았던 두 명의 멤버와는 달리,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준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며 앨범을 준비하고자 인터넷 화상 채팅을 이용해 매주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악 작업을 하는 것엔 어려움이 없었다.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은 정재윤은 “멤버 모두 기본적인 감각이 있기 때문에 음악적 견해는 없었다”며 “김조한은 그동안 꾸준히 솔로 가수로 활동해왔고 오랫동안 무대에 서지 않은 이준 또한 그동안 상당히 많은 음악을 접했다. 저도 프로듀서로서 여러 가수를 만나고 많은 작업을 해온 덕분에 예전보다 노하우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솔리드가 다시 뭉치며 가장 힘을 쓴 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음악이다. 새 앨범의 타이틀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와 ‘내일의 기억 메멘토’(Memento)는 20년 전, 당시 한국에 없던 음악을 시도했던 솔리드의 음악답다.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미래를 뜻하는 ‘퓨쳐’(Future)와 ‘과거’를 의미하는 ‘레트로’(Retro)를 합친 ‘퓨트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김조한은 “최근 많은 가수들이 오랜만에 컴백했는데, 방송을 통해 먼저 인사했다. 방송에서 예전 노래를 부르는 것도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작업이지만, 음악으로 솔리드를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재윤은 “90년대에 시대를 앞서 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2018년에 나왔는데 90년대 음악을 다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것을 다시 시도하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대중은 앞으로도 솔리드의 새로운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멤버들은 5월로 계획된 공연 이후에도 꾸준히 솔리드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조한은 “다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새 노래를 먼저 들려 드리고, 앞으로 할 음악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솔리드는 오는 22일 0시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를 내고 오는 5월 공연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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