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세먼지와 꽃가루 등으로 인해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눈’은 대기 중에 있는 오염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 수는 봄철인 4월에 28만 9000명으로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눈의 결막에 접촉 후 과민반응을 일으켜 결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봄철 꽃가루, 황사, 미세먼지 등이 원인이 되어 봄에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실험동물을 이용한 최근 연구 결과,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에서 대기와 바로 접촉되는 눈의 가장 바깥 부분, 즉 각막과 결막의 손상이 더 심했고, 반복 노출됐을 때 안구표면 보호물질(뮤신)의 분비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염증을 증가시키는 물질들이 증가해 미세먼지가 눈에 염증을 유발하고 손상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는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 오염지수가 나쁠 때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충혈, 이물감, 작열감 등의 눈 자극 증상이 있을 때는 안과를 방문해 염증이나 안구표면 손상을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정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미세먼지의 세밀한 입자들이 각막 눈물층에 스며들면서 각막상피를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다”며 “또는 상처를 내 눈 간지러움, 충혈, 이물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문제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을 때 눈을 비비는 경우가 많다. 특히 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술을 받은 사람은 각막이 많이 얇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각막확장증이 생길 수 있다”며 “각막확장증은 얇아진 각막의 중심부가 돌출되는 질환이다. 쉽게 고쳐지지 않고 오히려 더 진행돼 부정난시가 생길 수 있다. 안경으로도 교정이 되지 않아 각막이식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꽃가루가 많이 날리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피할 수 없을 때는 귀가 후 잘 씻는 것이 좋다”며 “인공눈물을 이용해 눈에 있는 먼지를 잘 씻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공눈물의 사용은 건조한 날씨에 찾아오는 안구건조증을 치료·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김 원장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4단계로 나뉘며, 단계별로 치료법이 다르다. 1단계는 인공눈물 사용, 2단계는 소염제와 같은 안약 사용, 3단계는 눈물이 흘러가는 입구인 눈물점을 폐쇄해 눈 표면에 오랫동안 눈물이 머무를 수 있게 하는 시술, 4단계는 레이저 시술 등이 시행된다.
그는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물층이 건조해져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시력교정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각막 상태가 양호할 때 검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난시가 잡히는 등 수술 전 검사 자체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 수술 전 검사는 수술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섭 원장은 “각막을 건드리는 수술을 한 사람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절대 눈을 세게 비비면 안 된다는 것이랑 건조할 때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력교정술 후 6개월 이내에는 건조증이나 각막확장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만성적으로 눈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수술 전 검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