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의 고강도 자구안 제출 기한을 이틀 앞두고 노사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인적 구조조정 후 ‘남은 인원의 고통분담의 정도’가 아웃소싱 전환 처우보다 더 열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노조는 “이는 애초부터 합의가 될 수 없는 안을 채권단에서 제시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사측은 지난 6일 장윤근 대표이사 명의로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4차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생존을 위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려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자구계획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까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신청한 115명을 제외하고 남은 인력 580명 기준으로, ▲통상임금 20% 삭감 ▲상여금 300% 삭감 ▲무급휴직 5개월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가 원가절감(매년 150억원)을 위해 ‘남은 인력들의 상당한 고통분담’ 등 다양한 자구 노력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사측이 이날 추가로 낸 보충 설명문에 ‘남은 인력들의 상당한 고통분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면서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측은 남은 인원에 대해 ▲통상임금 30% 삭감 ▲상여금 0% ▲무급휴직 5개월의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임금만 삭감하면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여서 임금 삭감 폭을 줄이는 대신 상여금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 안이 아웃소싱 전환 노동자의 처우보다 더 열악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7일 이선임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조도 ▲통상임금 20% 삭감 ▲상여금 300% 지급 ▲무급 4~5개월까지는 사측과 의견접근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채권단에서 추가로 150억원을 절감해야 한다고 나서면서 돌연 애초부터 합의하기 힘든 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부지부장은 “이는 아웃소싱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처우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 정부가 작정하고 비정규직(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법정관리행을 압박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STX조선해양은 노사확약서가 포함된 ‘고강도 자구안’을 9일까지 채권단(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STX조선해양이 어떤 운명에 처해질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경제계‧노동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한을 넘기면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사측은 8일까지 추가로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을 받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