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하며 기존 가입자 지키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최근 SK텔레콤은 회원 등급에 따라 연간 할인 한도를 차등 지급했던 기존 멤버십 제도를 폐지했다. VIP 무제한, 골드 10만점, 실버 7만점, 일반 5만점으로 정해져 있던 한도가 사라졌다. VIP 회원에게만 제공됐던 무제한 멤버십 혜택이 사실상 전 고객으로 확대된 셈이다.
또 4월부터 매달 ‘T데이’(총 8일~9일)를 진행한다. T데이는 달력에 ‘T’자 모양으로 표현되는 첫째 주 월~금요일과 매주 수요일에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연중 프로그램이다. 첫째 주 혜택은 매월 1일, 수요일 혜택은 전주 목요일에 T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된다.
KT는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던 Y틴 요금제를 세분화했다. 시험 기간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이 달라지는 대학생을 겨냥한 ‘Y24 요금제’는 매일 3시간씩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지난달 ‘Y데이터박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Y데이터박스는 KT 고객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특정 회선을 지정하지 않고 다수(최대 10명)에게 데이터를 나눠줄 수 있는 ‘데이턱’ 기능이 크게 호평받아 출시 20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VIP와 VVIP 회원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만의 콕’ 서비스 사용처를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선물하기’ 기능도 추가했다. 고화질 대용량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진 현대인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의 멤버십 서비스 확대는 기존 가입자의 유출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파이 확대에 한계가 있는 통신업계 특성상 기존 고객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는 일은 신규 고객 유치만큼이나 중요하다.
업계는 통신사의 멤버십 서비스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 정부는 현재 월 3만원대에 운영되고 있는 요금제를 월 2만원대로 낮추는 ‘보편요금제’를 추진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동통신사의 원가 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통신비 인하 압박도 거세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기 위해 이통사들도 고민에 빠졌다”며 “멤버십 서비스 개편으로 신규 고객 유치까지는 힘들겠지만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대응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