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유지기준 초과율(13.7%)이 2015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점검비율은 10% 수준이며, 환경부는 결과 공개에 소극적이어서 실내공기질 관리행정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오염도검사(2015~2017)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지난해 어린이집 879곳을 대상으로 유지항목 오염도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13.7%인 120곳에서 총부유세균, 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참고로 포름알데히드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총부유세균은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한 물질이다.
문제는 이러한 물질이 포함된 유지항목의 기준 초과율이 2015년 6.0%, 2016년 7.1%였는데 2017년에는 13.7%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 환경부가 잠정 확정한 2017년도 지자체 오염도검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다중이용시설 2,041곳 중 125곳(6.1%)가 유지기준을 초과했는데 이중 대부분이 어린이집(120곳)이었다.
경남도의 유지기준 초과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는데 관내 168곳 중 36곳(21.2%)이 기준을 초과했다. 어린이집의 경우, 경남도는 261곳 중 87곳이 유지기준을 초과(33.3%)해 그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경기도(15.8%) 순이었다.
물질별로 보면, 부산광역시 사상구의 노인요양병원은 포름알데히드가 160㎍/㎥으로 검출돼 기준치(100㎍/㎥)을 초과했고,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시립어린이집(117), 울산광역시 중구의 대형쇼핑몰(143), 광주광역시 동구 전시시설(123) 등 모두 4곳이 기준을 초과했다.
총부유세균이 기준을 초과한 전국 어린이집은 총 113곳인데, 경남 창원시의 한 어린이집은 기준치 800 CFU/㎥의 4배 수준인 2944가 검출됐다. 전국에 미세먼지 기준치(100 ㎍/㎥)을 초과한 어린이집은 모두 9곳으로 경기도 광명시의 한 어린이집이 132로 가장 높았다.
지자체가 2015~2017년도 동안 유지항목에 대한 오염도검사를 실시한 사례는 전국 평균 다중이용시설 2만여 곳 중 2,020곳으로 평균 10.1% 수준이다. 오염도검사가 10년에 한 번꼴로 이루어져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게 송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기도는 평균 점검비율이 3.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충남도(5.1%), 경북도(5.2%) 등을 포함해 6개 시도는 검사 비율이 10% 미만이었다. 점검율이 높은 시도는 대구광역시(25.2%), 광주광역시(19.5%) 순이었다.
당시 환경부의 ‘실내공기질 지도·점검 지침’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매년 10% 이상 오염도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민감계층 이용시설의 경우, 경기도와 충남도는 2015년도와 2016년도 계속 내내 4개 시설군 모두 점검지침에서 정한 10%를 지키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경기도 점검율은 4.1%, 충남도 점검율은 4.6%에 그쳤다.
지난 2016년도 어린이집 점검실태를 보면, 전남도는 관내 326곳 중 고작 9곳(2.8%)을 검사하는데 그쳤고, 반면 울산광역시(37.5%)와 대구광역시(34.4%)의 어린이집 점검율이 가장 높았다.
송옥주 의원은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기준초과율이 계속 높아지고 일부 시설에서는 포름알데히드와 총부유세균이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아이들의 건강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상당수 지자체의 유지기준 점검율이 10%도 안 되고 권고기준 점검율은 0.1%에 불과한데다 기준을 초과해도 과태료 수십만 원이 전부여서 실내공기질 관리행정이 겉돌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통 3~5년간 보내는데 그 사이에 점검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거나 운이 좋아 점검이 나와도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실태는 매년 공개가 원칙인데도 환경부가 띄엄띄엄 임의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