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특별한 외부 전력 보강이 없었다. 그럼에도 막강하다. 두산의 이야기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현재 26승11패로 리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새삼스럽지 않다. 두산은 최근 5년간 KBO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했다. 2015년을 정규시즌을 6위로 마무리한 것을 제외하면 1위와 2위에 각각 2차례씩 올랐다. 2015년과 2016년엔 통합우승까지 차지했다.
놀라운 건 두산이 특별한 외부 전력 보강 없이 강팀의 반열에 올랐단 점이다.
두산은 FA(자유계약선수) 100억 시대가 열렸지만 좌완 장원준을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도통 지갑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올 시즌엔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현수를 라이벌 팀 LG로 떠나보냈고 주축 외야수 민병헌도 롯데로부터 빼앗겼다. 팀 마운드를 오래도록 지켜온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와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결별했다.
모기업의 열악한 재정 상황이 두산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은 맞다. 하지만 한편으론 ‘내실 다지기’에 확신이 있었던 두산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올해도 ‘두산표 화수분’ 야구는 성공적이다. 심지어 외국인 타자 자리가 공석임에도 끄떡없다. 지미 파레디스는 현재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2군에 내려가 있다. 외국인 선수는 각 구단 경기 운영의 핵심이나 다름없다. 공격력이 약한 롯데의 외인 타자 앤디 번즈조차도 2군에 머무른 기간이 짧았다. 외인은 아무리 부진해도 웬만한 국내 선수보단 생산력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두산의 사정에 대입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민병헌과 파레디스가 빠진 자리를 정진호와 국해성, 김인태와 조수행 등이 메우고 있다. 심지어 주전 중견수 박건우가 손등에 사구를 맞은 여파로 3일 연속 결장했지만 두산의 경기력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특히 9일 KIA전에서 박건우를 대신해 선발로 출전한 조수행은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작성하며 팀의 13대7 대승을 이끌었다.
이밖에도 내야에선 최주환이 리그 타점 1위를 달리는 등 지난해보다 향상된 기량을 보이고 있고 마운드에선 이영하와 박치국이 반등하며 두산의 여정에 힘을 싣고 있다.
두산의 힘, 화수분. 그 끝은 어디일까. 아직 한참 더 남은 이야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