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PA간호사’를 아시나요

의사? 간호사? ‘PA간호사’를 아시나요

의사 부족으로 의사업무 대행… 간호사 부족 및 의료질 하락 야기

기사승인 2018-05-29 00:08:00

부족한 의사의 빈자리를 간호사들이 메우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육부의 국립대병원 의료지원인력(PA)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만 897명의 PA간호사가 재직 중이었다. 이제 PA간호사가 없으면 수술이 불가능하고, 진료업무도 올스톱될 정도다

문제는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것이 현행 의료법을 위반하는 점에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의사 인력의 원활한 수급이겠지만, 당장 의료현장 공백을 위해 PA간호사(Physician Assistant,진료보조 간호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PA간호사들은 간호사로 불리지만, 업무는 의사와 간호사의 짬뽕이다. 특히 의사의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개원가에서 PA간호사 수요는 이미 차고 넘친다. 비용만 따지면 소위 페이 닥터한명보다 PA간호사 육성이 현실적인 대안일 것 같지만, 의료사고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소지가 애매해지는 더 큰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는지도 사실이다.

PA간호사 도입을 제도화하려고 해도 여러 이해관계가 걸린 탓에 논의 테이블에 오르기조차 녹록치 않다. 이런 사이 정작 PA간호사들은 의료현장에서 수술, 처치, 처방, 환부 봉합, 진료기록지 작성, 동의서 설명 등 의사의 업무를 맡으며, ‘아슬아슬한외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처방도 의사 대신 간호사가 의사 ID만 빌려 대신하는 경우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PA간호사에 대한 니즈가 커질수록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긴다. 간호사에게 의사의 업무를 맡기고 돌리다정작 문제가 생기면 이를 오롯이 간호사에게 전가하고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나, 흡사 비서인 냥 의사의 업무를 시키면서 그에 응당한 대우는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연구를 맡기는 경우도 있어, 간호사들의 업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PA간호사로의 이탈이 가속화될수록 일선 현장에서 간호사의 인력난은 심화된다. 의사 부족을 PA간호사로 메우려다 이번엔 간호사 부족이란 부메랑을 연달아 맞는 셈이다.

또한 PA간호사로 빠져나가는 경력자들이 많아지면, 능숙한 경험을 요하는 현장에는 신입 간호사가 투입되고, 이는 환자 안전과 맞물려 여러 문제를 잉태한다. 의료소비자는 병원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부족이 만든 진료공백을 PA간호사로 땜질함으로써 불법의료행위가 횡행한다간호서비스의 질 추락은 시간문제라고 꼬집는다. 실제로 우리나라 간호사는 OECD 국가의 1/2 수준에 불과하여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 있는데도 간호사들이 의사업무까지 대행하느라 업무량이 가중되어 간호사들이 계속 일터를 떠나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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