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습관 안 좋게 바꾼다

[기자수첩]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습관 안 좋게 바꾼다

기사승인 2018-05-31 00:08:00
오늘은(5월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이에 발맞춰 각계에서 다양한 금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정부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검토 결과의 발표가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 초기 일반 궐련담배보다 덜 위해하다는 주장이 있었고, 많은 흡연자들이 그런 인식에 변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주장이 근거가 부족하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직·간접흡연이 건강에 위해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경중 문제는 아직 정확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들도 담배제조사가 모든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기 힘들고, 정부가 발표할 연구결과도 담배제조사가 제출한 자료에 근거할 수밖에 없어 판단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흡연자의 생활습관의 변화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는 아닐 것이다.

우선 궐련담배는 흡연자의 인식변화와 금연구역의 지정 확대로 많이 변화해왔다. 정부가 본격적인 금연정책을 진행했고, 담뱃불로 다른 사람이 다치며, 흡연피해로 다툼이 생기면서 ‘길거리 흡연’은 크게 줄었다.

또 간접흡연의 악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가 발표되고, 가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웃간의 담배연기로 인한 다툼이 생기면서 ‘집안 내 흡연’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 지 1년 만에 길거리를 가다보면 쉽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 주위에 많은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가 집에서(화장실 등) 담배를 피울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에 기인한다. 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이러한 변화는 유익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번쯤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담배제조사의 비협조적인 공개 자료로도 위해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만약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담배보다 위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다시 흡연자들이 궐련담배로 변경할 경우 이러한 변화된 습관은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이전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를 습관적으로 피우고, ‘식후땡’ ‘볼일 볼 때 담배를 안 피우면 개운하지 않아’ 등의 이야기를 하는 흡연자가 많은 것을 보면 흡연 행태도 습관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아침에 길을 걸으면서 피우던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담배로 바뀌어도 무의식적으로 한동안은 습관처럼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금연을 하던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면 다시 흡연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이러한 흡연 행태, 습관 변화에 대해 정부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금연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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