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취수원 문제는 상류의 공단유해물질 유입이므로 상류의 공단폐수를 완전하게 차단할 수 없는 한,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과학·기술적 문제이다. 낙동강 물이 옛날처럼 맑아져도 미량유해물질 유입은 전혀 다른 문제이므로, 오염원을 없애지 않는 한, 상류순환 공법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최종조건을 정리해본다.
첫째, 갈수기 낙동강 구미지역 유수량이 200~300만 톤이므로 대구취수량 100만 톤을 취수하면 수량감소와 수질오염 농도증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현재 대구취수장에서 상류의 취수지점으로 반드시 보충수를 올려 보내서 방류해줘야 한다.
둘째, 친환경적으로 낙동강 물을 맑게 하고, 구미공단 하수를 방류하지 않고 자체정화 재이용 한다고 해도 공단지역에서 유입되는 미량유해물질 오염사고를 완전차단하기 어렵다. 하루 수백mm의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내리면 하수처리장이나 수리시설도 범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상류지역의 수리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대구취수원을 상류순환 방식으로 이전 할 경우 그 지역에서 지방광역상수도 사업으로 취·정수하여 대구상수도로 공급해주고 적정수준의 물 값을 받도록 해줘야 협상이 이루어지고 대구경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같이 수질환경 대책도 없이 내 마당에서 그냥 물만 퍼줘야 하니까 아무도 나서지 않고 반대를 하는 것이다.
넷째, 구미~안동까지 녹조발생이 없는 상류구간에서 1일 150만 톤까지 취수할 수 있는 지점을 선정해야 한다. 장래의 대구취수량 증가와 하류에서 상류로 순환시키는 수질오염 걱정이 없도록 북서부지역 시군 지방상수도도 상류의 광역상수도에서 통합공급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구 및 북서부지역 시군 상수도시설에 유입시켜 더욱 맑고 깨끗하게 재처리하여 공급하므로, 기존의 시설과 인력 모두 그대로 유지·운영된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낙동강 상류의 청정지역에 취수원을 이전하여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미지역에서 반대하는 이유도 수량부족과 상수원보호구역 피해우려 때문이다. 또한 제방이나 배수로 등으로 낙동강으로 하수나 빗물이 유입되지 않거나 오염원이 없는 지역은 상수도보호구역을 지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1일 100만 톤 규모의 취수원 다변화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강변여과수 실적은 1일 10~20만 톤 정도이다. 댐건설이나 인공습지 조성 등 대체수원 개발도 어려운 여건이다. 중소도시 같이 10~20만 톤 정도이면 벌써 취수원 다변화로 충분히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1일 100만 톤 규모의 대량취수는 낙동강을 벗어나기 어려운 자연환경 조건이다.
일곱째, 상기한대로 대구취수원 이전문제는 과학·기술적인 근거와 법적 객관적인 기준을 먼저 규명해놓고 대구경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WIN-WIN 전략으로 협상을 해야지, 지금같이 정치·사회적으로, 주관적 상대논리로 갈등을 일으키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설령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한다고 해도 그 명분이 빈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덟째, 본 대구경북지방광역상수도사업은 경상북도가 주관하고 북서부 시군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 특히 대구취수원 이전 지점의 시군에서는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청정지역은 제외할 수도 있음)과 취·정수·공급을 전담하여 1톤당 100원 정도의 부가가치 창출로 연간 300억 원 정도의 세외수입과 운영인력 300명 정도의 일자리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일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재강조 하지만, 낙동강 물이 맑아져도 외부에서 순간적인 사고로 침투되는 유해물질을 완전하게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적으로 상류이전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근본대책이며, 창원, 부산 등 하류지역도 수질개선과 관계없는 유해물질 침투에 대비하여 그 지역여건에 맞는 대체수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본다.
대구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하면 낙동강 하류는 수질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나 이상적인 논리비약이며, 지금 당장 영남권 500만 명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가장 안전하고 시기적절하게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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