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조선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해양 플랜트 사업부문 ‘무급휴직’과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6' 도입도 앞두면서 암흑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조선업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해양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조기 정년 신청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번, 올해 4월에 이어 4번째다. 지난 3번의 희망퇴직으로 이미 40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김숙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대표도 지난 23일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무급 휴직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제안했다. 현대중공업도 해양플랜트사업본부 1220여명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한다. 두 회사 모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하는 것으로 그 만큼 업황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인 'IFRS16' 시행을 앞두면서 조선업계는 또 다른 위기에 몰렸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그동안 포함되지 않았던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계속되는 악재에 조선사들은 보유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주 절벽’ 여파에 현금흐름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핵심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모듈 등을 제작하던 온산공장 부지를 매각한다. 45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전무하면 내린 결정이라고 현대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이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매각했다. 또한 2000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내 산업시설용지(6만1232㎡)도 올해 안에 완료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5월 약 1조4500억원의 유동성을 올해까지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화성사업장과 당진공장, 거제사원아파트, 외국인아파트 등을 매각했다. 판교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 거제호텔, 산청연수소 등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