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장이 위험하다. 국내 암 사망원인 3위이자,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 세계에서도 한국에서 대장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망률 또한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6년에는 그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위암 사망률(10만 명당 16.2명)을 대장암(10만 명당 16.5명)이 뛰어넘기도 했다.
◇대장암 검진 효과 좋은데…‘참여’가 문제
기름진 음식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부족한 현대인의 생활 특성상, 우리나라의 대장암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장암 발생이 늘더라도 조기 검진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대장암 조기검진만으로도 사망률을 탁월하게 낮추는 몇 안 되는 암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의 80% 이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성적이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해부터 정부는 만 5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무료로 분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검사에서 양성일 경우 대장암 확진을 위해 받는 대장내시경검사에 적용해왔던 10%의 본인부담금도 폐지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암검진 보장이 넓어져 환영한다면서도 ‘대장암 검사의 국민 참여율은 30%대로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국가 암검진을 열심히 받으면 치료가능한 시기에 진단이 가능하다”며 “아쉬운 것은 검진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여전히 3, 4기 늦은 대장암 환자들이 많고, 완치 가능한 초기 대장암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대장암은 발생율과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위험한 암이지만 국가암검진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주변에 잃고싶지 않은 소중한 분이 있다면 반드시 검진을 받도록 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장암 검진, 누가 받나
대장암 발병의 위험요인은 50세 이상의 연령, 붉은 육류 및 육가공품의 다량섭취, 비만, 음주, 유전적요인, 그리고 선종성 대장용종, 만성 염증성 장잘환 같은 관련 질환이다.
특히 50세 이상이라면 대장암 발병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장암은 연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50세 이상은 누구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은 ‘예방이 최선’이라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을 두루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전적·환경적 소인에서 해당사항이 있다면 보다 주의 깊게 건강을 살피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활동량을 높이고, 금주하고, 담배를 끊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 섬유소와 칼슙을 충분히 섭취하고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를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따르면, 하루 100g의 붉은 고기를 섭취할 경우 대장암 위험도가 17% 증가하며,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흡연을 하면 대장암 위험이 1.63배 증가한다. 이전에 흡연을 하다가 끊은 사람도 흡연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1.23배 높다.
또 비만일 경우에도 정상체중군에 비해 대장암 발생 위험율이 30%증가하며, 직계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1명일 경우 위험도 1.5배, 2명일 경우 2.5배로 높아진다.
김태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분의 나이가 60세 미만인 경우 최소한 그보다 10년 일찍 또는 40대부터 대장 내시경 등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