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가 ‘귤상자 의혹’ 발언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홍 전 대표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산 송이버섯 2톤을 선물로 받은 것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DJ 시절에 청와대 고위층이 LA친지를 일주일 정도 방문 하면서 난 화분 2개만 가져 갔다고 청와대에서 발표 했으나 트렁크 40여개를 가져간 사진이 들통나 우리가 그 트렁크 내용물이 무엇이냐고 아무리 추궁해도 답변 않고 얼버무린 일이 있었다”면서 “의심 받을 만한 위험한 불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 수송기로 북에 보냈다는 귤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라며 “이미 그들은 남북 정상 회담의 댓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 한 전력도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뭐 하신 분 눈에는 뭐만 보인다”면서 “(귤 선물을) 핵 문제와 연결시키거나 남북 정상 회담에 대한 대가, 이렇게 보여지는 건 약간 과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이런 상상과 말을 할 수 있을지. 이것은 아마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너무 나갔다. 차라리 귤을 보내는 것을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얄팍한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꼼수”라며 “홍 전 대표께서 귤 상자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라”고 일갈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2일 상무회의에서 “귤로 핵폭탄은 못 만듭니다. 더구나 이러한 교류는 대북제재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홍준표 전 대표는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며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물론 귤 상자 안에는 귤만 들어있지 않습니다. 바로 평화에 대한 의지가 들어있고 연내 답방이라는 소망이 들어있다”면서 “사과박스부터 시작해 과일 대신 엉뚱한 물건을 과일상자에 담는 일이야 자유한국당이 전문일지 모르지만, 괜한 시비 걸기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북한산 송이버섯 2톤 선물에 대한 답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귤 2만 상자를 보낸 것에 대해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소통부재를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모쪼록 남북관계 발전에 좋은 ‘양념’이 되기 바란다”면서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만 북한에서는 귀한 과일인 귤을 북한 주민들도 편하게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아하기로는 왜 보내는 당일에야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도 받았으니 주자는 것에야 뭐라 않겠지만, 국민들에게 사후 보고하는 식은 곤란하다”며 지적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