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1인 청년가구 주거 빈곤율이 36%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경제적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 젊은 층도 생겨나고 있다. 집안 형편에 따라 진로가 결정된다는 의미의 신조어 ‘금수저‧흙수저’는 청년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청년 빈곤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재 만 18~28세 청년 10명 중 3명은 아동기에 빈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한국복지패널 1~12차 원자료를 활용해 아동 빈곤 실태를 분석한 결과, 현세대 청년층 10명 중 3명은 아동기에 빈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의 아동기에는 2003년 신용위기, 2008년 및 2010년 세계경제위기 등이 발생했던 시기로 부모의 어려움이 동시에 아동에게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6년 이상 장기빈곤을 경험한 청년 중 68.8%는 고졸 이하의 학력이었다. 반면 단기간 빈곤을 경험한 경우는 60% 이상이 대학 이상의 교육수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아동기 빈곤 경험 여부에 따라 청년의 교육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아울러 6년 이상 장기간 빈곤을 경험한 청년의 경제활동 참여상태를 보면 ‘일용직’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비경활, 실업자, 임시직, 상용직 순으로 많았다. 근로의사가 없는 비율은 18.4%였다.
이는 혼인과 출산에도 영향을 끼쳤다. 중위소득 50% 이하에서 미혼 집단이 86.7%에 달했고, 미혼 집단에서 불안정한 임금근로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결혼 후 출산 및 미출산 집단에서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이 높았다. 결혼과 출산을 모두 경험한 청년층의 42%는 중위소득 100%~150%, 31%는 중위소득 150% 이상이었다.
김태완 포용복지연구단장은 “아동기 빈곤은 결국 청년 본인의 책임이기보다는 전 세대, 즉 부모세대에 의한 영향이 크다”며 “아동 빈곤이 청년을 넘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빈곤 아동에 대한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 빈곤을 줄일 수 있도록 아동수당의 역할을 강화하고, 빈곤대물림을 예방하기 위해 아동을 가진 부모에 대한 일자리 지원을 해야 한다”며 “특히 학력 간 임금격차가 증가하는 것을 조절하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하면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05년 1차 조사 때 만 0~17세인 아동으로 1차 데이터를 구축, 2016년 12차 조사 때 만 11~28세가 된 연령을 대상으로 6년 이상 빈곤, 2~5년 빈곤, 1년 빈곤, 비(非)빈곤 등으로 빈곤 기간을 구분해 분석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