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의료비’ 걱정, 정부는 돌봄 지원만

부모는 ‘의료비’ 걱정, 정부는 돌봄 지원만

영유아기 돌봄에 저출산 예산 편중

기사승인 2018-11-29 00:10:00

경제적 부담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정부가 출산‧양육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지원 예산이 영유아기에 편중돼 있고, 그마저도 자녀돌봄에 치우쳐 있어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부담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관리 및 의료비 지출에 대한 지원이 수요에 비해 열악하고,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미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저출산 분야 자녀돌봄 지원의 생애주기별 정합성 진단 및 향후 과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자녀 돌봄지원은 영유아기에 집중돼 사업 수가 가장 많았고, 재정투자 비중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가 집행한 자녀양육사업 관련 예산은 총 60조6686억 원으로, 이 중 절반이 0∼5세 보육료 지원에 투입됐다. 다음으로는 가정양육수당이 12조 2400억 원으로 많아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반면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원,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 방과후 학교 등 학령기 대상 사업 예산 비중은 각각 2.43%, 0.3%, 2.15%로 매우 낮았다.

건강 및 의료비 지원에 대한 예산 비중은 영유아기에서도 작았다. 12세 이하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아동 건강 정책 중 예산규모가 가장 컸지만 4.03%에 그쳤고, 임신·출산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02%, 신생아 사전예방적 건강관리 0.64%, 고위험군 산모신생아지원 0.23%, 영유아 건강검진 사업 0.02%에 불과했다.

그런데 예비부모 및 자녀를 둔 가구의 부모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자녀돌봄 지원제도’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 양육 시기에서 ‘건강관리 및 의료지원’ 분야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가 높았다. 

중앙정부의 세부 지원별로 출산 및 양육 시의 필요도를 7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영유아 건강검진 및 의료비 지원이 평균 6.2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양육비 세제지원이 6.17점, 학령기 교육비 지원 6.12점, 임신 및 출산 관련 의료비 지원과 영유아 보육료 지원 6.06점, 초등 방과후 돌봄 지원 6.05점 순으로 높았다. 

의료비 부담 현상은 한부모 가정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8월 미취학 아동을 양육 중인 10~40대 미혼모 3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하는 비율은 본인 63.2%, 아이 29%를 차지했다. 양육에 필요한 도움을 1~5점으로 측정했을 때 ▲생활비 등 경제적 자원 4.72점 ▲영양 4.15점 ▲건강관리 4.19점 등으로 높게 집계되기도 했다.

유해미 연구위원은 “영유아기에는 다양한 돌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의료지원 분야는 보편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현행 지원수준이 이에 못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며 “또 건강관리 및 의료비 지원은 현재 영유아기에 한정돼 있는데, 그 수요가 중·고등학령기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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