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심기허증(心氣虛證)에 사용되는 ‘천왕보심단’이 암환자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암센터 이지영 교수와 윤성우 교수팀은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2018 통합암학회 학술대회(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에 참석해 ‘암환자의 불면에 천왕보심단과 인지행동치료의 비교 효과연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많은 암환자들은 암으로 진단받은 직후부터 수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받으며 불면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피로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암환자의 불면증은 컨디션 저하, 피로도 상승을 유발해 삶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암 재발 및 진행에도 악영향을 미쳐 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고 암 환자의 생존 기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암환자의 불면에 대한 일차적 표준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가 권고되고 있다.
연구에 사용된 천왕보심단은 한의학에서 심기허증에 사용되는 처방으로, 불안, 우울, 불면증에 사용됐다. 불안, 초조에 효과가 있는 산조인, 생지황, 현삼이 재료로 사용된다. 이에 연구팀은 불면을 호소하는 암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 표준치료군과 천왕보심단을 복용한 한약치료군의 효과를 비열등적으로 비교했다.
4주 간의 치료 연구 결과, 천왕보심단 한약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유사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특히 천왕보심단은 불면증 이외에도 피로와 불안을 개선하는 효과가 추가로 있었다.
이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면을 호소하는 암환자에게 한의학에서 사용돼 왔던 천왕보심단의 효과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며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통합의학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