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섬진강변은 꽃들의 향연-
-광양 매화축제에 이어 16일 구례 산수유축제 개막-
-산동면 12만그루 산수유 여기저기서 노란 꽃망울 터뜨려-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제20회 구례산수유꽃축제”가 이틀 후인 16(토)일 개막한다. 매년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산수유 축제가 열린다. 산동(山洞)면은 '산동네'라는 의미로 산비탈에서 잘 자라는 산수유나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 산동면에는 무려 12만 그루가 넘는 산수유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생산지인 이곳은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노란 물결이 마을을 뒤덮는다.
산수유축제를 5일 앞둔 지난 9일 산동면 상위마을을 찾았다. 지리산 자락의 산동마을 가는 길은 초입부터 노란 산수유 가로수가 줄지어서 호위한다. 구례 산수유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지리산 온천관광지부터 곳곳에 걸려있다. 축제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긴 차량 행렬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차창 밖의 대형 천막 여기저기서는 구수한 입담과 함께 흥겨운 노랫가락이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인다. 품바계의 이효리가 불리는 ‘버드리’부터 전국의 잘나간다는 품바 공연단이 모두 모인 것 같다. 복잡한 지리산 온천관광지를 벗어나 산수유 문화관을 우측에 두고 하위마을에서 상위마을로 올라가는 산수유 꽃길에는 제법 노란 물이 들었다.
윗마을로 오를수록 산수유 꽃망울이 아직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절반도 채 피지 않아 무채색의 겨울이 조금은 남아있다. 목적지인 상위마을에 도착해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정확히 산수유 축제가 시작하는 일주일 후에야 보기 좋게 꽃이 필거라고 전한다. 그래도 멀리서 꽃구경 온 과객의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언덕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제법 많이 핀 곳이 있다며 손으로 친절히 안내한다.
구례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3%, 수확면적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의 맑은 물과 공기,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과 충분한 일조량으로 품질이 우수하다. 노란 빛깔의 산수유 꽃은 ‘지속과 불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산수유 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풍습을 축제로 발전시킨 것으로 1999년 시작돼 올해로 20번째를 맞이한다.
구례=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