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0대가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남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열고 범인 A군(18)이 지난해 10울 진주의 한 병원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A군은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자퇴한 후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A군은 고교 재학시절 교실에서 고함을 치거나 이상 증세를 보여 담임 교사의 권유로 부모들이 동의해 자퇴했다. 이후 A군은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했다.
당시 의사가 A군에게 입원을 권유했으나, A군이 거부하면서 입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8시께 A군은 흉기를 들고 위층에 사는 피해 할머니 집에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다가 현장을 떠났다. 이후 1시간여 동안 피해 할머니 집 승강기 인근에 숨어있다가 할머니가 나타나자 흉기로 찔렀다.
A군은 흉기를 현장에 두고 수백여미터 떨어진 미술관을 찾아 손을 씻은 뒤 귀가해 방에 있다가 아버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군 아버지는 경찰 진술에서 아들이 1년 전부터 피해 할머니와 층간 소음으로 몇 차례 다툼이 있었고 이날도 피해 할머니와 이런 내용으로 다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위층에 사는 할머니가 내 몸에 들어와 뼈를 깎는 고통이 느껴져 범행을 결심했다”면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다수 있었지만 (숨진) 할머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