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드라마나 광고에 출연시켜주겠다며 아역배우 부모에게 거액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방송 출연을 미끼로 5억원을 뜯어낸 기획사 대표 A(48)씨와 사무담당 B(48)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다른 사기 사건 재판에서 법정 구속됐으며 B씨는 불구속 상태다.
A씨 등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기획사를 차리고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자녀가 광고 아역배우로 캐스팅됐으니 오디션에 참석하라”며 접근한 뒤, 오디션을 본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에게 자신들과 가전속계약을 맺고 연기수업을 받으면 광고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였다.
그 대가로 약 300만∼3000만원의 기획사 등록금을 받고, 연기와 노래 등을 가르쳐주겠다며 수업료 명목으로 1년에 2400만원을 낼 것을 요구했다. 이런 수법으로 15명의 부모로부터 적게는 300만원에서 최대 7000여만원까지 뜯어냈다.
장기간의 연기수업과 고액 수업료에도 약속한 방송 출연이 이뤄지지 않자 사기를 의심한 한 피해자가 지난해 8월 A씨 일당을 고소해 결국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전에도 최소 3회 이상 기획사를 차리고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
A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고액 수업료를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방송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