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삼성 레전드의 허무한 퇴장

박한이, 삼성 레전드의 허무한 퇴장

박한이, 삼성 레전드의 허무한 퇴장

기사승인 2019-05-27 19:57:28

음주운전이 적발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한이(40)가 은퇴를 선언했다. 19년 동안 한 구단에서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의 퇴장은 갑작스럽고 허무했다.

27일 삼성 구단은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박한이는 26일 대구 키움전을 마친 뒤 자녀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

다음 날인 27일 아침 자녀 등교를 위해 차량을 운전한 박한이는 귀가 도중인 오전 9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 출동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박한이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사건 경위를 전달받은 삼성은 이날 곧바로 KBO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박한이는 프로 데뷔 후 19년 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예인 ‘영구결번’이 유력한 선수였다. 

박한이는 2013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삼성과 함께 7개의 우승반지를 손에 꼈다.

양준혁, 이승엽 등 최정상급 좌타자들 사이에서 소리 없이 제 몫을 다 해낸 타자가 박한이였다. 데뷔 첫해부터 2016년까지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쳐냈다. 

FA 신분이 되면 시장에 나가 몸값을 부풀리기보다 삼성 잔류를 택했다. 3번째 FA가 된 지난해에도 “삼성에서 마지막까지 뛰겠다”며 충성심을 보였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그간의 커리어, 명예를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 불명예스러운 퇴장으로 인해 영구 결번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 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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