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앞에서 좌절했지만 손흥민(토트넘)이 쓰는 축구 역사는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2일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의 결승전에서 0-2로 패했다.
팀 역사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은 토트넘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손흥민이 써내려간 역사도 중단됐다.
손흥민은 이날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 출전하는 것은 박지성 이후 손흥민이 두 번째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8-2009시즌, 2010-2011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했다.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었다.
박지성은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선 2007-2008 결승전에선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선발로 출전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더불어 토트넘의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견인한 선수로 남을 수 있었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 24초 만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0-1로 뒤졌다.
손흥민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전후반 고군분투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전반전 다소 투박한 볼터치로 아쉬움을 남긴 손흥민은 후반엔 위협적인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중원에서부터의 과감한 돌파, 중거리 슈팅 등으로 리버풀을 긴장케 했다.
토트넘 공격진 중 가장 돋보였지만 끝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가 종료된 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얼굴을 감싸고 누워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2위에게 주어지는 메달도 토트넘 선수 중 제일 늦게 수령했다. 눈가도 촉촉이 젖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올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리그에서 챔피언스리그에서 해결사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제는 토트넘의 에이스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을 갖췄다. 손흥민이 쓰는 축구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